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전기차 수요 둔화 위기…LFP 양산 앞당길 것”
전기차용 LFP 2026년보다 빠르게
향후 거취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

권영수(우측 세번째)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전기차 생산·투자 속도 조절에 돌입한 가운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후방산업인 배터리 역시 올해 4분기 부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기차가 아직 적자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 등이 겹쳐 전반적으로 자동차 수요도 줄고, 전기차 판매도 줄어들 것”이라며 “대부분의 회사가 수요 감소로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시장 침체를 타개할 카드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FP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해 온 NCM(니켈·코발트·망간)보다 비용이 저렴해 최근 이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권 부회장은 2026년으로 계획했던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 LFP를 양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가능한 빨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에너지저장장치용(ESS) LFP는 8월부터 양산 중이다.

LFP 생산이 본격화한 뒤에는 망간을 탑재한 LMFP(리튬·망간·인산·철)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제품군을 다변화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 부회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권 부회장은 이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 자격으로 단상에 올라 국내 배터리 산업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누적 수주잔고 1000억원 돌파를 기념하고, 배터리 산업인을 포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 부회장은 “수주 잔고가 1000조원을 넘는 상품은 우리나라 산업군에서 배터리가 유일하다”며 “또 대한민국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시장의 리더가 되는 경우는 그동안 없었다”고 자부했다.

전기차 시장이 침체하는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권 부회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임금 협상을 끝냈는데 (노동조합이) 어마어마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모두 예외 없이 당초 생산 물량보다 수요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래대로 갔다면 우리도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을 짓는 인력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었다”며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다지다 보면 K-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산업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배터리 산업은 마라톤 42.195㎞ 중 4㎞ 정도밖에 뛰지 않았다”며 “배터리는 모든 사람이 관심을 두는 사업이다 보니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겠지만, 경쟁이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y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