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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섬유 회사로 출발, 세계 1위 車 기업으로…토요타 100년 역사 한눈에
日 나고야 ‘토요타 산업 기술 기념관’ 가보니
그룹 발상지에 설립…30년간 700만명 방문
과거 방직기 기술력 기반 車엔진 기술 고도화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 산업 기술 기념관’ 전경. [토요타 제공]

[헤럴드경제(나고야)=김지윤 기자]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역에서 차를 타고 10여 분을 달리자 ‘토요타 산업 기술 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면적 4만6700㎡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갈색 공장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의 100년이 넘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토요타 창업주인 토요다 키이치로의 아들 토요다 사키치가 자동직기 발명을 위해 만든 시범 공장을 개조해 1994년 기념관을 세웠다. 그룹의 모태가 되는 발상지에 설립된 박물관인 셈이다.

특히 토요타를 비롯해 일본의 근대 기간산업 중 하나인 섬유기계와 현대를 개척해 온 자동차 기술의 변천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방문객은 600만명을 돌파했고, 내달 700만명 달성이 예상된다.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 산업 기술 기념관’에 다양한 방직기들이 전시돼 있다. 김지윤 기자

이날 기념관 설명을 맡은 요시오카 시니어 어드바이저는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이들에게 일본의 제조기술 역사를 체계적으로 소개한다는 사명 하에 설립됐다”며 “토요다 키이치로, 사키치의 업적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했다.

토요타는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48만대를 판매해 2위 폭스바겐(848만대), 3위 현대차그룹(684만대)을 압도했다. 그 시작은 1926년으로 ‘토요타 자동 방직기 제작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사키치는 방직 회사로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념관은 섬유기계관, 자동차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룹의 토대가 되는 섬유기계관을 먼저 둘러봤다.

토요타 창업주인 토요다 사키치가 1906년 발명한 ‘환상 직기’. 김지윤 기자

로비에는 사키치가 1906년 발명한 독창적인 ‘환상 직기’가 자리했다. 회전, 원운동을 통해 옷감을 짜는 기술이다. 당시 일본의 노동자 60%가 섬유업에 종사했을 정도로 섬유 산업은 나라의 핵심 산업이었다.

물레를 활용해 실을 만드는 방적 작업도 직접 볼 수 있었다. 특히 사키치가 30년을 투자해 개발한 무정지 자동직기(G형 자동직기)는 기념관의 핵심이다. 당시 세계 최고 성능의 이 직기를 토대로 일본 산업은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근대의 방적 기계, 토요타식 목제 인력 직기, 현대의 섬유기계 장치 등 100여대의 관련 기계는 연구와 창조의 정신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 산업 기술 기념관’에 다양한 토요타 자동차들이 전시돼 있다. 김지윤 기자

자동차관으로 넘어가면서 토요타의 부흥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들인 키이치로는 도쿄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토요타 방직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섬유가 아니라 자동차였다.

1933년 자동직기 제작소 내에 시험공장을 만들고 자동차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자동차 부서를 출범하기로 하고, 젊은 기술자들을 모아 1933년형 ‘쉐보레’ 모델을 분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백번의 실패 끝에 좋은 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제철소 ‘아이치 제강’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초기 픽업트럭. 바퀴에 청소를 위한 솔이 달려있고, 방향 지시등이 차 외부에 설치돼 있다. 김지윤 기자

1937년에는 사명과 엠블럼을 새롭게 정했다. 당시 자신의 이름을 딴 ‘토요다’라는 사명을 보다 강한 발음의 ‘토요타’로 변경했다.

지금의 토요타가 있기까지의 오랜 역사 속 차량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1936년 출시한 토요타 AA형 승용차, 1955년 생산된 초대 크라운 등을 비롯해 안전·고연비·배기가스 감축 기술 등 토요타 자동차 안에 담긴 기술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 지시등이 차체 외부에 달려 있고, 먼지를 쓸어담는 솔이 달린 바퀴를 장착한 초기 픽업트럭 등도 인상적이었다.

로봇이 용접을 하고 있는 모습. 김지윤 기자
차량의 색상을 입히는 도장 공정 모습. 김지윤 기자

차량의 차체를 만드는 프레스, 로봇 팔을 이용해 차량의 천장을 조립하거나 용접하는 모습,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 등도 모두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토요타는 나고야 기념관 외에도 토요타시에 ‘쿠라가이케 기념관’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1937년 창립 이래로 토요타 자동차 누적 생산대수 1000만대 달성을 기념해 1974년 9월에 설립됐다. 나고야 기념관과 마찬가지로 토요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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