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씨(좌)와 전청조 씨의 학창시절 모습(우)[연합, 한국직업방송]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정농단'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 사태를 패러디하며 자신을 향한 의혹에 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 씨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 300조 있는데 결혼하실 분"이라며 "여자분이 제 아이 낳아주시면 독일에 수백개 페이퍼 컴퍼니 물려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저는 진짜 승마선수였다"고 썼다.

자신이 통장 잔고가 51조원이며 파라다이스 그룹의 3세인 승마 선수이고, 전 펜싱국가 대표 선수 남현희 씨의 자식에게 그룹을 물려주겠다고 한 전청조 씨의 사기 행각을 패러디한 것이다.

정 씨는 "사실은 유니콘 사생아이다"라며 "I am 진지에요"라고 썼다. 이 역시 전청조 씨가 사기 행각을 벌일 때 쓴 영어식 말투를 흉내내며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 전청조 씨에 자신 관련 의혹을 빗댄 것이다. 정 씨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한창일 무렵, 최서원 씨의 딸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민 사이의 사생아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경률 회계사는 정 씨의 글에 대해 "(전청조 씨의 거짓말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 야당 5선의원과 유력언론들이 모두 보증하고 있다"며 "(정유라 씨의 주장은) 빼박 사실이다"고 썼다.

김 회계사가 언급한 '야당 5선 의원'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최서원 일가의 재산이 300조원이라는 설을 제기했다는 의심이 있다. 안 의원은 2017년 7월 26일 JTBC와 인터뷰에서 '최순실의 은닉 재산은 어느 정도나 된다고 추정하냐'는 질문에 "단언하기 어렵지만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보고한, 조사한 당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조9000억 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다"고 말했다.

최서원 씨는 2019년 9월 안 의원의 말이 거짓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안 의원은 자신은 '최순실 재산 300조원'을 입에 올린 적 없다며 "최 씨 은닉재산 300조설은 극우진영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가짜뉴스다. 국정농단을 거짓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