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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글리 투어리스트’가 돌아왔다…부활하는 거리의 쓰레기통
지난 2015년 도쿄마라톤대회를 앞두고 한 경찰관이 한 공원에 설치된 쓰레기통을 막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다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일본의 주요 관광지에 ‘쓰레기통’이 부활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수거비와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일찍이 길거리에서 사라진 쓰레기통들이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척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최근 타코야키 등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많은 오사카 도톤보리 주요 거리 몇 군데에 쓰레기통을 새로 설치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쿄 근교 군마현의 유명 관광지인 이카호온천에는 이미 올초 돌계단 2곳에 쓰레기통이 새로 생겼다. 불에 타는 쓰레기와 페트병 등으로 나눠 버릴 수 있게 설치된 쓰레기통에는 각각 관광객이 읽을 수 있도록 영어와 중국어 설명, 그리고 픽토그램까지 부착됐다.

일본은 과거 30년동안 꾸준히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철거해왔다. 지자체 차원에서 길거리 쓰레기통을 모두 관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소위 ‘깨진 유리창 이론’에 따라 유독 쓰레기통을 중심으로 쓰레기 산이 쌓이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렇다고 자주 수거를 진행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1990년대 이후 가정 쓰레기 폐기가 유료화되면서 길거리 쓰레기통에 가정용 폐기물을 버리는 경우도 빈번하하게 나타났다.

여기에 1995년 일본 도쿄에서 옴진리교가 대규모 지하철 화학 테러 사건을 일으키면서 안전 대책의 관점에서도 쓰레기통 철거의 필요성이 거듭 대두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기간에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편의점들까지 가게 앞 쓰레기통을 점포 내로 옮기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일본의 거리에서는 쓰레기통을 보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 오사카의 경우 2009년 약 5000개였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모두 사라졌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 신주쿠의 경우에도 역 주변으로 배치됐던 310개의 쓰레기통을 지난 2004년에 철거했다.

하지만 인바운드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관광지를 중심으로 길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버린 빈 식품 용기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결국 쓰레기통 재설치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매체는 “관광지들이 거리의 쓰레기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많은 관광지들이 관광객들의 편의성이나 거리의 미화를 위해 다시 쓰레기통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관리 전문가인 미즈타니 사토시 오사카 공립대학 교수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으로 길거리를 쓰레기를 줄임과 동시에 수거, 처리비용이 오를 수 있다”면서 “지역들이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 쓰레기통 재설치 여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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