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대표-강훈식 의원 좌담회

제도개선 전까지 우선 지급 결정

국가자격자 치료병원 전원 안내도

현대해상, 발달지연 아동 실손보험금 우선 지급하기로
현대해상 사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현대해상이 민간치료사에 의한 발달지연 아동 치료비용에 대해 제도 개선시까지 실손보험금을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민간치료사의 자격 문제로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한 후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달래자는 결정으로 보인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이사는 전날 강 의원과의 좌담회에서 “제도적 보완이 충분히 될 때까지는 보험금 청구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급하면서 고객분들께 안내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발달지연 아동 민간치료 관련 논란에 대해 “당사가 청구건이 가장 많고 지급 보험금도 현격하게 늘다 보니, 과거에는 이슈가 아니었던 민간치료사가 이슈가 돼서 지급 심사기준에 차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민간치료사의 발달지연 아동 치료에 대한 보험금을 우선 지급하되, 국가자격증이 있는 치료사가 있는 병원을 안내할 예정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민간자격자 치료 최초 청구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우선 지급하면서, 정상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치료사가 있는 병원으로 전원을 안내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발달지연 아동 실손보험금 우선 지급하기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대해상과 좌담회를 갖고 있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앞서 현대해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발달지연 아동이 급증하며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이 크게 늘어나자, 올 5월 심사 강화 방침을 알리고 보험금 청구시 치료사의 자격번호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했다. 의료법상 언어재활사·작업치료사 외에 민간자격자의 치료행위는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후 발달지연 아동의 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발달지연 치료가 폭넓게 인식되고 있고, 민간치료인력 중엔 발달장애인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등에서도 발달지연 치료를 진행하는 인력도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여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강훈식 의원은 현대해상 결정에 대해 다행이라면서도 “국회가 발달재활서비스 제공인력에 대한 국가자격화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발달지연아동 부모의 절실함을 외면하지 말고 보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