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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론]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구원투수

경기남부와 달리 경기북부에는 전국 최하위 수준의 재정자립도, 인구 소멸 위기, 낮은 도로보급률, 상급종합병원 전무(全無) 등 열악하고 낙후된 환경에 놓여 있는 곳이 많다.

“걔가 경기도를 보고 뭐랬는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노른자)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밝을 때 퇴근했는데 밤이야. 저녁이 없어” “어떻게 청춘이 맨날 집에 가기 바쁘니?” “서울에 살았으면 우리는 달랐을까”.

이는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대사 일부로, 경기도민의 애환을 반영하며 높은 공감을 샀다. 그리고 경기북부 도민은 더 많이 아프고 공감했을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은 경기도에 거주하며 노른자위인 서울의 삶을 동경하지만 경기북부는 서울과의 격차에 더해 경기도 노른자위인 경기남부와의 격차, 소외까지 감내하고 있다.

경기남부는 일찌감치 주요 기업들과 산업단지가 입지하며 대한민국 경제중심지로 자리 잡은 결과, 수도권 규제에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진 반면 경기북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각종 규제를 받았고 1980년대 이후에는 수도권이라는 굴레에 갇혀 발전이 가로막혀 왔다. 2000년대 들어 중앙정부에서는 국가 균형발전의 기치 아래 낙후지역에 대한 각종 지원대책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는데 경기북부는 동일한 낙후지역임에도 수도권 굴레에 갇혀 아무런 지원도 못 받고 있다.

더는 경기북부 주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거지 인근에 직장을 두고 대학에 다니며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면서도 수도권이라는 굴레를 씌워 뛰지도, 날지도 못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70년간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할지언정 특별한 규제에 가둬서는 안 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 중이다.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을 독립시켜 불합리한 각종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이 가능하게끔 행정적·재정적 특례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일부에선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규제 완화 없이 경기북부가 섣불리 분리될 경우 경기남부와의 재정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경기도 분도’를 반대했던 주된 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先)재정자립, 후(後)분도’의 결과, 경기남부와 경기북부의 재정자립도 격차는 더 벌어짐과 동시에 경기북부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 이는 결국 반대논리가 이제는 유효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360만명의 우수한 인적 자원, DMZ 등 잘 보존된 생태·자연환경, 문화적 가치가 높은 다양한 역사적 관광자원 등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근거로 경기북부를 넘어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당위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각종 규제에 갇혀 성장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경기북부가 온전히 성장잠재력을 꽃피워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의 구원투수로 활약하게 하자는 것이다. 2026년 7월 1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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