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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불안에 밥상물가 고공행진 우려…처분소득 2.8%↓·먹거리 7%대↑
한훈 농식품부 차관,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2분기(4~6월)에 가구 소득은 2.8% 줄었으나 가공식품과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7%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 불안까지 겹쳐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처분가능소득 감소는 고금리로 여윳돈이 줄었고 지난해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손실 보전금 등의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주머니 사정은 나빠졌지만, 먹거리 물가는 7%대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배를 넘었다. 이는 먹거리 물가가 다른 품목보다 부담이 크다는 얘기로,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선 더 그럴 수밖에 없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별로 물가 상승률을 보면 잼이 33.7%로 가장 높고 드레싱(32.3%), 치즈(23.0%), 맛살(22.3%), 물엿(20.8%), 어묵(20.6%) 등 순이었다.

또 라면(12.9%), 발효유(12.6%), 두유(11.6%), 커피(11.5%), 빵(11.4%), 스낵 과자(10.7%), 생수(10.1%) 등은 10% 선을 웃돌았다. 우유와 아이스크림도 각각 9.0%, 8.6%로 높은 편이었다.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0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다. 처분가능소득이 2.8% 줄었을 때 가공식품 세부 품목의 95.9%는 물가가 오른 것이다.

장바구니 못지않게 외식 부담도 만만치 않다. 외식은 세부 품목 39개 모두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 물가는 12.3% 올랐고 피자도 11.9% 상승했다. 김밥(9.6%), 삼계탕(9.3%), 라면(외식)(9.2%), 돈가스(9.0%), 떡볶이(8.7%), 소주(외식)(8.3%), 구내식당 식사비(8.2%), 자장면(7.9%), 맥주(외식)(7.6%), 칼국수(7.2%), 냉면(7.1%) 등도 높은 편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7069원으로 처음 7000원 선을 돌파했다.

냉면 가격은 평균 1만1308원이었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음식점인 우래옥과 봉피양의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6000원이고 을밀대와 능라도는 1만5000원이다. 이는 메밀 등 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통계적으로 다소 둔화한 모습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분기 9.9%, 2분기 7.6%, 3분기 6.3%로 둔화했고 외식은 1분기 7.5%, 2분기 7.0%, 3분기 5.4%로 상승 폭이 줄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선을 넘긴 가운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앞으로 살림살이는 더 빠듯해질 수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원료·물류비 부담 가중으로 먹거리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부담도 여전한데 국제유가가 올라 물류비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물가안정 기조에 제품 가격을 올리진 않겠지만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0일 식품업계 대표 및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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