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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축전염병 잇따르는데 검역·방역인력 '수년째 정원미달'
검역본부 수의직 결원율 15.5%…방역본부 퇴사 이어져
21일 오후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과 지름 2∼5㎝의 피부 결절이 나타난다. 또 우유 생산량이 줄고, 소의 유산, 불임 등도 나타나 확산할 경우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내에서 구제역, 럼피스킨병 등 가축전염병이 이어지고 있으나 검역·방역 인력은 수년째 정원 미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본부 수의직 정원 322명 중 50명(15.5%)이 결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의연구직 역시 정원 133명 중 8명(6.0%)을 구하지 못했다. 앞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검역본부 수의직과 수의연구직 인원이 모두 채워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검역본부는 동·식물, 축산물의 수출입 검역과 가축 질병 방역, 동물 보호·관리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근무 인력의 업무가 가중될 뿐 아니라 전문성 결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수의사·수의연구직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농·축산업 방역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검역본부 직원의 근로환경과 대우 등이 개선돼야 많은 이들이 지원할 것이고,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농가를 찾아 시료를 채취하고, 전염병 발생 시 초동방역팀으로 투입되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도 퇴사가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역본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임금 등으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254명이 퇴사했다. 254명은 본부 정원 1286명의 19.8%에 해당한다.

아울러 방역본부는 소유 건물이 없어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전국 44곳의 사무실을 빌려 사용해 왔으며 모두 99차례에 걸쳐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무실은 업무에 필수적인 샤워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농가를 방문하면 가축분뇨나 감염병 등에 노출될 수 있어 샤워를 해야 하지만 샤워실이 없는 사무실이 6곳이고, 성별 구분 없이 샤워실을 쓰는 곳도 30곳에 이른다.

김 의원은 "방역본부의 예산 부족과 자체 건물 부재로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헌신하는 직원이 샤워실도 없는 열악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본부 직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사무실을 확보하고 현장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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