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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이후 처음" 산은, 연간 세자릿수 탈주 나오나
9월 말 퇴직자 70명…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3%↑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올해 KDB산업은행을 떠나는 퇴사자가 외환위기(IMF)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은의 부산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직원들의 대탈출이 일어나는 중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에서 올 9월 말까지 의원퇴직(자발적 퇴사)를 결정한 인원은 총 70명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기록한 62명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 연간 퇴사가 수가 97명이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의원퇴직자가 100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업은행 역사상 세 자릿수 퇴직은 1997년 IMF 당시 406명 구조조정이 이뤄진 뒤 처음이다.

산업은행을 떠나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본점의 부산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전 시도 직전만하더라도 2020~2021년 자발적 퇴직자수는 통틀어 80명이 채 되지 않았었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해 5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후 강석훈 산업은행장 취임 이후 산은에서도 정부 방침에 발맞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컨설팅을 받는 등 부산이전 실무 작업을 추진해왔다. 올 상반기에는 국토교통부가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해 행정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던 모습. [연합]

실무 윤곽은 나왔으나, 문제는 산은의 부산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부산이전 컨설팅 결과도 나와 이를 바탕으로 세부 계획안을 산업은행 내부적으로 마련 중”이라며 “국토교통부, 부산시와 협의를 조금씩 진행 중이나 최종적으로 이전 계획안을 승인받는 것은 산업은행법이 어느정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요건인데, 여야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봉합하지 못하면 산은법 개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김주현 위원장은 국감 이후 야당위원들을 적극 찾아가 이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일 반대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노조의 설득도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노동조합을 설득하기 위해 만나려고 했으나 노조에서 거부해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 측에서는 김주현 위원장이 그동안 직접적인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었고, 공문 등을 보내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부산 이전을 놓고 금융위와 대화를 하더라도, 합의점 도출이 아닌 ‘이전 반대’ 혹은 ‘이전 강행’으로만 맞서는 상황인 만큼 조건부 외에 만남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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