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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불거진 주가조작...대응방안에 쏠리는 시선
영풍제지·대양금속 시세조종 의혹
당국 패스트트랙으로 검찰 이첩
영풍 대주주, 무자본 M&A 부인

지난 4월 발생해 국내 증시를 강타했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를 계기로 금융 당국이 ‘주가조작’을 근본적으로 척결하겠다며 연일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또다시 영풍제지·대양금속 하한가 사태가 불거지며 시세조종 의혹이 드러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올해 4월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이 드러난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6월 ‘제2하한가 사태’ 등을 계기로 그동안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던 장기 시세조종에 대한 조사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심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7∼8월에 (시세조종 의혹을) 인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SG사태와 제2 하한가 사태 등이 있었고, 계속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다가 나온 게 영풍제지”라고 전했다.

앞서 라덕연 사태 관련 종목과 이후 제2 하한가 사태 종목들은 장기간에 걸쳐 주가가 상승해 기존의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을 비껴갔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종목은 증시에서 거래량이 적고, 자산주로 꼽히는 종목이라는 점도 공통적으로 갖췄다.

이번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 역시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제지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730%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일별로 보면 상한가는 지난 4월 한 차례만 기록했고, 대양금속의 경우에는 올해 들어 주가가 횡보세를 지속해왔다.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였다는 것도 앞선 주가 폭락 종목과 비슷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26일 특정계좌(군)의 매매관여 과다를 이유로, 8월 3일에는 15일간 상승종목의 당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를 이유로 영풍제지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영풍제지를 올해 두 차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것은 이상 호가에 대한 양태를 볼 때 시세조종 징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보다 높은 단계인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종목으로는 지정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기존 SG 사태나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와 관련한 불공정 거래와 이번 사안의 비교는 당국 등의 조사가 더 이뤄진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조사 초기부터 영풍제지 등에도 특정 세력이 장기간에 걸쳐 시세 조종에 개입한 것을 파악하고, 패스트 트랙(신속수사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 신속한 강제 수사를 통한 의혹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7일 영풍제지 불공정 거래 의혹이 있는 이모 씨 등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했으며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체포된 이튿날인 18일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은 갑작스럽게 하한가로 추락했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주가 조작과 회사 관계자의 연관성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양금속이 작년 영풍제지를 인수할 때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영풍제지 측은 이날 거래소의 조회공시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풍문 등에 대한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사당국 및 금감원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불공정 거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내놓은 대응 체계 방안이 향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거래소는 최근 잇단 사건들의 경향을 반영해 최장 100일인 적출기준 외에 중기(6개월)와 장기(연간) 이상거래 적출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거래소는 현재 시장경보 제도가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에 대해서만 경보를 보내고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종목에 대해선 투자주의 환기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초장기 투자경고지정’ 요건을 신설할 방침이다. 초장기 투자경고 종목은 1년 전과 비교해 주가가 200% 이상 상승한 종목에 대해 매매양태 등 불건전성을 반영해 지정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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