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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기아, 중동 성장세 ‘뚜렷’…“2030년 연 55만대 판매 목표”
작년 중동서 32만4000대 판매…점유율 20% 목표
올해 1~9월 28만1097대 판매…전년 대비 14.2%↑

현대차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 두배로 확장 계획
기아 올해 4개 전기차 출시…향후 11개까지 늘리기로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기아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오는 2030년까지 중동 시장에서 완성차 연 55만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최근 국내는 물론 북미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량 상승세를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한 기세를 몰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전동화 정책에 발맞춰 현지에 전기차 투입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양사가 사우디 현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서 시장 공략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을 전후로 산업 수요 300만대 돌파가 예상되는 중동 시장에서 2032년까지 현대차 연 35만대, 2030년까지 기아 연 21만대를 판매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올해부터 중동에서 연평균 약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까지 20%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는 약 229만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18만2934대를 판매해 8.0%, 기아는 약 14만1505대를 판매해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서 2021년(32만9640대)을 기점으로 연간 3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한 이후 올해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3분기 현대차는 중동에서 16만2655대, 기아는 11만8442대 등 모두 28만109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현대차 17.7%, 기아 9.7% 증가) 성장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EV9’(위쪽부터 시계방향), ‘EV6’,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기아 제공]

특히 중동의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된 자동차 대수는 64만대에 달한다. 2030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시장은 2014년 수준(80만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5만2000대를 판매해 약 11만4000대를 판매한 토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2만1000대를 팔았다.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무엇보다 현지 시장에 특화된 사후 서비스(A/S)가 현지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검, 정비, 수리 등이 가능한 A/S 네트워크를 70개 이상 갖추고 있다. 이는 현지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현대차·기아는 중동 시장 선점을 위해 전동화, 커넥티드카 서비스, 딜러 채널 다각화 중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동에서 판매하는 32개 차종 가운데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를 비롯한 전기차가 6종으로 전체 라인업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투입해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2배 이상 늘리고, 2032년 중동 전체 판매 물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15%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픽업 트럭, 소형 MPV(다목적차량) 등 기존에 운영하지 않았던 차급을 판매하고, 우수 딜러 육성에 집중해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올해 4개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마케팅 및 쇼룸 전개 및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31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위한 MOU을 체결했다.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트위터 캡처]

현대차·기아가 중동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잠재력’ 때문이다. 사우디는 완성차 등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차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골자로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중동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와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 자동차 산업 공동 육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다. 현대차는 이 협약을 토대로 중동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 엔진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각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별 차별화된 상품전략과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 및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모델을 늘리는 등 중동 공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마련해 중동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입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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