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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도 미국도 고물가...긴축 장기화 무게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7%
美 국채 2년물 금리 17년來 최고
한은, 금리 동결해도 ‘매파적’ 전망

미국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장기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한 소비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물가 수준이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 한참 거리가 있는 우리나라도 당분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내려놓지는 못할 전망이다.

18일 미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시장의 예상치(3.6%)를 웃돌았다.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여전히 4%대에 머물고 있으며 전월 대비로는 0.32%로 8월(0.28%)보다 상승률이 소폭 높아졌다.

이에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지속되고 연준의 긴축 장기화(higher for longer) 명분이 강화됐다”고 평가한다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전했다.

시장에 반영된 11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도 확대됐다. 연준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에 반영된 올해 중 예상 금리 인상폭은 물가 발표 전날 7.4bp(1bp=0.01%포이트)에서 발표 후 9.7bp로 뛰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 물가보고서는 대체로 예상보다 강했으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2%)에 도달하기까지 경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면서 연준이 11월 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연준에게 9월 물가보고서의 내용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11월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물가보고서는 경기가 보다 둔화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3% 언저리에 고착화될 리스크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가 예상을 넘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장기적인 금리 상승이 우려되면서 17일(현지시간)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20%까지 치솟으며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으며 채권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물가도 여전히 강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한국은행의 목표치(2%)를 한참 웃돌고 있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3.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상하고 정부는 3.3%로 내다보고 있지만 환율, 국제유가 등 여러 리스크(위험) 요인이 남아 있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8월, 9월에 물가가 각각 3.4%, 3.7% 올라서 연말에 연간 전망치(3.3%)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면서 “조금 높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을 선회(피벗)하기보다 당분간 현재 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완화정책을 구사하는 데 따른 많은 리스크를 서둘러 짊어지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최근 한국 물가 역시 반등하며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미미하나마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연준의 입장 변화와 더불어 물가와 무역수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잡한 중동 상황을 살펴볼 명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전번에 과잉 부채와 이로 인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압력이 점차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가계부채 누증과 부동산 대출의 급증에 우려감을 피력하며 긴축적 금리 수준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면서 “한은은 3.50%에서 금리를 동결하겠으나 메시지는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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