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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고급아파트”...반포 원조 대장 커뮤니티 리뉴얼 추진
커뮤니티 전면 리모델링으로 가치 상승
반포 한강변 고급 신축 단지 등장 영향
잠실 대단지 리센츠, 추가신축 방안 논의중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단지 내 선큰 광장 모습 [호갱노노 갈무리]

강남 고급 단지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시설이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자 준공 10년이 넘은 단지 곳곳에서도 커뮤니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반포 원조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퍼스티지’가 커뮤니티 전면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취합하고 있고, 광명 ‘철산래미안자이’도 올해 내 공사 시작을 목표로 커뮤니티 리모델링 절차를 밟고 있다. 잠실의 대단지인 리센츠는 아예 커뮤니티 시설을 새롭게 신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최근 커뮤니티 전면 리모델링 기획안을 공지하고 사업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입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는 일부 시설만 개보수하는 것이 아닌 최근의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 운영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시설을 전반적으로 리뉴얼하기 위한 목적이다.

2009년 입주해 올해로 15년차를 맞은 2444가구 규모 대단지 래미안퍼스티지는 같은 연도에 입주한 ‘반포자이’(3410가구)와 함께 3.3㎡(평)당 가격 1억원을 돌파하며 반포 시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4월에는 전용 222㎡가 81억원에 팔려 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거래가 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맞은 편에 위치한 ‘래미안원베일리’(올해 8월 입주),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입주), ‘반포르엘’(지난해 8월 입주) 등 인근 단지에 비해 연식이 오래됐다. 기존의 래미안퍼스티지 커뮤니티시설로는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골프연습장, 북카페, 독서실 등이 있는데 커뮤니티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반포 한강변 일대의 구축 이미지를 벗어나고, 아파트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래미안퍼스티지 커뮤니티는 선큰(Sunken·지하 공간에 덮개를 없애 채광 및 개방감을 준 구조) 광장을 중심으로 시설들이 배치돼 있다. 이러한 선큰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시설을 배치하고, 기존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조·중식 조리 및 제공이 가능한 식당 신설, 필라테스 시설 설치, 최신식 GDR 적용 타석 증설 등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직 기획 단계인 만큼 사업 추진 여부와 리모델링 방향에 대해선 확정된 것이 없다. 또한, 입대의가 추정한 30억~40억원 규모의 공사비용의 재원을 장기수선충당금으로 활용할지 커뮤니티 비용 적립금 등으로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몇 차례에 걸친 입주민 투표를 통해 관련 계획이 수립될 전망이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백, 수천배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커뮤니티 최신 트렌드 반영이 필요하다’ 등 찬성하는 의견도 있지만 전반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면 1년 가까이 시설 이용을 못 하게 되는 만큼 주저하는 반응도 있다. 또한, 리모델링에 앞서 관리 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정립이 선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퍼스티지 사례 외에도 지난 2009년 입주한 2072가구 규모 철산래미안자이 또한 커뮤니티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커뮤니티시설로 헬스장, 골프연습장, 도서관, 사우나 등이 있는데 시설 규모를 확장해 GDR 골프 타석을 늘리고, 카페 규모를 키우는 등 여러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철산래미안자이 입대의는 올해 내 공사 개시를 위해 주민 동의서 접수를 받는 등 사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같은 리뉴얼 사례를 넘어 준공된지 15년이 지난 서울 송파구 잠실 한 대단지아파트는 아예 커뮤니티를 신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또한 최근 신축아파트들의 커뮤니티가 고급 아파트의 바로미터가 되는 점을 감안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와 송파구청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조만간 커뮤니티 증설을 위한 주민 동의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최근 구청 주택관리과에 관련절차 등을 질의하기도 했다. 리센츠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는 잠실 대장아파트 중 하나로 5563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전용 109㎡ 기준 24억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당초 759㎡인 주민 공용공간을 2086㎡로 넓히면서 그 안에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도서관 등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소는 잠실새내역에서 아파트로 들어와 분수대를 지나 위치하고 있는 2층 목조건물이다. 그간 평범한 강당으로 사용되던 해당 공간은 최근 코로나19가 앤데믹을 맞으면서 주민들의 요가, 미술 등 문화시설 교육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기존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지하를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용적률 변화 없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증설 비용은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비용은 45억원 가량이다. 이를 위해 절차가 준비되는데로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달 중 주민동의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는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해 주요시설을 신설하는 경우에는 입주자 과반수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리센츠 아파트 한 입주민은 “잠실을 대표하는 단지이지만 최근 강남 아파트들에서 쉽게 볼수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없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으로 꼽혔다”면서 “아파트 내에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생김으로서 주거에 대한 만족도 또한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현가능성을 두고는 의문 또한 제기된다. 구청 관계자는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서 커뮤니티시설을 짓겠다는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전례가 없는 만큼)용적률, 건폐율 등 따져야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영상·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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