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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영역확장’ K-배터리, 노조 리스크 커지나 [비즈360]
배터리 공장도 완성차와 같은 조건 요구
합작공장 줄줄이 임금인상 직면할 수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미시간주 공장 조감도. [얼티엄셀즈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북미에 공격적으로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인 국내 배터리 3사가 노동조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도 완성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호 장치를 제공하라고 한 요구가 일부 관철되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제너럴모터스(GM)가 UAW 표준 협약 대상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근로자들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UAW가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GM·포드·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동시 파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동안 GM 등은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해 왔다. 해외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 형태로 공장을 건설한 만큼 UAW와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GM 공장 노동자들의 경우 시간당 32달러(약 4만3000원)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지만,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회사 ‘얼티엄셀즈‘의 초임 시금은 16.5달러였다. 얼티엄셀즈 노사는 지난 8월 협상을 통해 이를 20달러 수준까지 인상했지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GM과 UAW 협상으로 향후 완성차 수준으로 배터리 공장의 임금이 더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GM을 시작으로 다른 합작공장도 줄줄이 임금 인상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북미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구축 중인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가동 중인 오하이오주 합작 1공장 외에도 테네시주, 미시간주에 각각 합작 2·3 공장을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그룹 등과도 북미 내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이 포드와 건설 중인 미국 켄터키주 1공장. [SK온 제공]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2개의 공장, GM과 1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순차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온은 포드와 켄터키주, 테네시주에 3개 공장을 건설 중이다.

UAW가 배터리 공장을 협약 대상에 포함하고자 하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고 있어서다. 1979년 150만명에 달했던 UAW 조합원 수는 현재 14만80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UAW 조합원 대부분이 내연기관차 부품 공정 관련 근로자들이다. 향후 일자리를 보존하고, 높은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생태계를 포함해 노조의 힘을 더욱 키워야 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국내 배터리 기업에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현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애초에 2차전지 셀 산업의 경우 고정비(인건비 및 감가상각비) 비중이 20% 내외로, 고정비 비중이 25~50%에 달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테크 산업 대비 고정비 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성 영향의 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를 외면할 수는 없으나 미국은 IRA AMPC(생산 세액공제, kWh당 최대 45달러 세액 공제)를 통해 이러한 고정비 부담 증가를 보완해 준다는 입장”이라며 “미국 내 배터리 제조 비용 상승에 따른 한국 기업 수익성 리스크의 강도를 결정할 최종 원인 변수는 ‘미국 정부의 정책 실현 의지’”라고 덧붙였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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