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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계출산율 전세계 꼴찌인데 매년 200명 넘게 해외입양 보낸다[김용훈의 먹고사니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200명 이상이 매년 해외로 입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전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 우리나라에서 해외입양을 간 아이는 총 1만6051명입니다. 이는 전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우리보다 해외입양을 더 많이 보낸 나라는 중국, 러시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뿐입니다. 이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은 우리와 콜롬비아 뿐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매년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4년 2239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해외입양아 숫자는 2006년 1813명, 2011년 950명으로 줄어들다가, 2013년 219명을 기점으로 2021년에는 222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22명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전세계 입양자 출신국 상위 10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보내지는 걸까요. 국내입양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2012년 8월부터 입양특례법 제 7·8조를 시행, 입양 의뢰된 아동에 대해 국내입양을 우선 추진하고 국내에서 양부모들 찾지 못한 경우 해외입양을 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외 입양자는 각각 182명, 142명으로 여전히 입양아 10명 중 4명은 해외로 보내지고 있죠.

우리나라는 벌써 10년 째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역(헤이그협약)에 대한 비준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의 핵심 기조는 아동은 원가정 내에서 양육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외입양은 출신국 내 해당 아동을 보호할 영구적인 가정을 찾을 수 없는 경우 등 조건 하에서만 허용되도록 했습니다. 해외입양 업무를 정부 대신 수행해야 할 ‘인가단체’ 역시 비영리 목적을 추구토록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3년 협약에 서명했지만 아직 국회 비준을 받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선 보건복지부 허가 아래 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총 3곳의 민간 기관이 해외입양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입양 수수료로 총 221억3800만원을 받았습니다. 아동 1명당 평균 1871만원입니다. 반면 국내입양은 수수료가 없숩니다. 구조적으로 기관들 입장에선 해외입양을 많이 보낼수록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다만 지난 6월 입양특례법 개정안과 국제입양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정부도 법이 시행되는 2025년 협약 비준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해외입양에 대한 책임과 권한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훈의 먹고사니즘]은 김용훈 기자가 정책수용자 입장에서 고용노동·보건복지·환경정책에 대해 논하는 연재물입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나 부족함이 느껴질 때면 언제든 제보(fact0514@heraldcorp.com)해 주세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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