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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출근 시간대 지하철 9호선 내부. 주소현 기자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말 이촌역에서 5명이나 일어나네”
지난 11일 오전 8시30분께. 지하철 4호선 이촌역 4호차. 역에 도착하자 5명이 하차하면서 2개의 빈 좌석이 생겼다. 예상했던 바다. 이 지하철 4호차에 타고 있으면 이촌역에서 빈자리가 날 것이란 예언(?)을 접했던 탓이다.
지하철 빈 자리를 인공지능(AI)이 찾아주는 앱까지 출시됐다. 실제 출근 시간대에 이 앱을 사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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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등촌역에서 동작역까지 이동 시 러시아워 이용 화면. 주소현 기자 |
승차역은 9호선 등촌역, 하차역은 4호선 서울역이었다. 악명 높은 9호선에서 출근 시간대에 지하철 빈 자리 찾기 앱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승객들이 두세 줄씩 서 있어 좌석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환승역은 동작역. 4호선 열차에서는 자리에 앉기 위해 탑승 전 칸별 혼잡도를 미리 확인했다. 3호차와 10호차가 가장 덜 붐비는 것으로 나왔지만 역시, 빈 자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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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열차에 탑승하기 전부터 이촌역에서 자리에 앉기까지 러시아워 이용 화면. 주소현 기자 |
하차역까지 5개 역이 남은 만큼 포기하지 않았다. 열차 고유 번호와 좌석 등을 추가로 입력하면 현 위치에서 빌 자리의 갯수, 빈 자리가 많이 생길 칸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역인 이촌 역에서는 2호차와 4호차에서 앉은 사람이 많이 내리는 곳. 앱은 4호차에서 출입문 4-3과 4-4 사이의 좌석에서 자리가 1개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촌역이 가까워지자 놀랍게도 마주 놓인 좌석에서 총 5명이 일어났다. 실제와 꽤 비슷한 AI의 예측이 놀라웠다.
이 앱의 기존 이용자들도 “정말 앉고 싶을 때 이용한다. 눈치싸움 할 필요 없이 빌 자리를 볼 수 있어 좋다”, “반신반의하며 사용했는데 혼잡하다는 칸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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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 대 서울 지하철 동작역 환승 구간. 주소현 기자 |
러시아워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하철 내 혼잡도를 파악하고, 빈 자리를 미리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지난 6월 서울 출근 시간 대(오전 7~10시) 지하철 3호선에서 빈자리 찾기 서비스를 시작해, 최근 지하철 2·4·7·9호선, 퇴근 시간 대(오후 5~8시)로 범위를 넓혔다.
이와 함께 예측 기능도 강화됐다. 러시아워 앱은 탑승할 호선과 승차 및 하차 역을 입력하면 탑승 여부를 먼저 선택하도록 한다.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호차별 혼잡도를 미리 알려주기 위해서다. 혼잡한 열차 내에서 이미 탑승한 후에 자리를 옮기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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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등촌역부터 동작역까지 빈 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지하철 빈 자리 찾기 앱 러시아워는 앉았다는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빈 자리가 많이 날 역을 알려줬다. 주소현 기자 |
탑승 후에 열차 고유 번호와 위치한 구역을 고르면 하차 역까지 어떤 역과 호차, 좌석에서 자리가 날 지 구체적인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앉았어요’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자리가 많이 날 역과 칸 알림 기능도 추가됐다.
이외에 지하철 내 시위를 비롯해 무정차 통과 역 등 실시간 지하철 정보도 제공한다.
홍주영 러시아워 대표는 “탑승 전 혼잡도를 미리 예측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지하철 내 시위나 인근 행사 등에 따른 실시간 속보를 전달해 이용자들이 지하철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