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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O 때마다 ‘전산 먹통’ 되풀이...금감원, 취약 증권사 테마 감사
국회 정무위 김한규 의원에 보고

공모주 청약 기간만 되면 증권사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먹통이 됐다는 고객 민원이 쏟아지자 금융감독원이 취약 증권사 4곳을 선정해 테마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배 오르는 ‘따따상’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만큼, 금감원은 IT 인프라 성능관리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12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금융감독원 국회 제출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업공개(IPO) 등 증권사 전산오류 민원 발생과 관련해 “IT운영 부문에서 주요 취약사항이 발견된 4개 금융회사에 대해 테마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내 완료하겠다”고 보고했다. 조 단위 자금이 몰리는 이른바 ‘IPO 슈퍼위크’ 때마다 전산오류 문제가 끊이질 않자 취약 증권사를 대상으로 ‘핀셋 검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산장애 불안감에 시달렸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발행한 금융업권 전산장애 건수는 203건으로, 이 중 증권업(73건)이 가장 많았다. 은행(59건), 보험(36건), 카드(20건), 저축은행(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는 지난해 42억4400만원에 이어 올해 8월까지도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청약 참여자의 불만이 거세다. 지난 7월에는 화장품 제조·유통 기업 뷰티스킨의 상장 주관사를 맡은 DB금융투자에서 청약증거금 입금 지연 오류가 발생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 여파로 청약 마감 시간이 예고 없이 30분 연장되는 ‘촌극’도 벌어졌다. 또 올 상반기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은 상장 첫날 투자자들의 매도·매수 주문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실제 체결된 매도 가격과 차액을 투자자들에게 보상한 바 있다.

‘디지털 특화’를 무기로 한 핀테크 증권사 마저도 전산오류에 취약한 실정이다. 토스증권은 올해 1~7월 국내 28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9건의 HTS·MTS 전산 오류 사고를 냈다. 이 기간 카카오페이증권도 6건의 전산 오류를 빚어 이미 지난해 연간 건수(5건)를 넘어선 상태다.

토스증권은 MTS 일부 계좌에서 보유 종목 수익률이 잘못 표기되는 혼란을 빚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7월 해외주식 서비스가 40여 분간 멈췄고 5월에는 자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2시간 가까이 MTS 접속에 지장이 생겼다. 대형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7월에만 3차례의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증권사가 전산 인프라 투자에 여전히 인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IPO 주관 실적을 가진 증권사 10곳의 상반기 평균 전산운용비는 전년 동기 대비 5.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수수료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은 5.52%에서 7.0%로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치라 증권사별 편차가 심하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60~400% 확대되면서 투자자 쏠림이 나타날 수 있어 인프라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따블’ 첫 도전 주자였던 시큐센은 상장 당일 6856만주 거래되며 전체 주식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기도 했다. 김한규 의원은 “증권사들은 소위 ‘대어’들이 상장할 때마다 큰 수익을 얻는데, 그에 걸맞는 인프라를 금융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림·권제인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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