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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돈가뭄...생보 해약환급금 27조
7월 기준 작년보다 무려 62.8%↑
연말까지 역대 최대 증가 가능성
효력상실환급금도 32% 늘어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이 27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불황형 보험 해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7월까지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27조2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조7389억원)에 비해 62.8%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연간 해약환급금(44조3719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월별 해약환급금은 올해 1월 5조4573억원에서 2월 4조4067억원, 3월 4조3343억원, 4월 3조3010억원, 5월 3조3131억원, 6월 2조9171억원 등으로 점차 줄어드는 듯하다 7월 3조5142억원으로 다시 증가 전환했다.

보험료 미납에 따른 효력상실환급금의 경우, 지난해 7월 7301억원에서 올해 7월 9634억원으로 32.0% 늘어났다.

해약환급금은 보험사가 보험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한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돈이다. 효력상실환급금은 일정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아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했을 때 보험료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이 급증하는 것은 경기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보험료 납부 여력이 줄어들고 급전이 필요해진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이른바 ‘불황형 해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6월 말 기준 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13회차 80.4%, 25회차 63.1%로, 지난해 12월 말(13회차 85.4%·25회차 69.3%)에 비해 5~6%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25회차 유지율이 63.1%라는 것은 보험계약 10건 중 4건 가까이는 2년 만에 깨진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해지율 상승에는 ‘목돈필요’와 ‘납입부담’ 유형이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보험료 납입부담으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자 중 8.0% 가량은 연체 등 가계경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저성장 지속 및 세계정세 불안,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불황형 해약 행렬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도 내년 경제 및 보험산업 전망을 통해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가계의 초과저축이 감소하고 보험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험산업에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와 고물가, 고금리가 계속되면 보험계약 해약을 고민하는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신규대출 부담도 이를 부추길 수 있다”며 “중간에 보험을 깨면 납입한 보험료만큼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보험료 납입유예나 보험약관대출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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