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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급등에 양질 일자리 더 줄어
올해 단기근로자 비중 절반 육박
제조업 고용 수개월째 하락 지속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국제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1% 초반대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경제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면서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 들어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주 36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고용의 질’을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질 좋은 일자리’가 없다보니 그냥 ‘쉬는’ 청년들도 크게 늘어났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더 줄 수 있다.

▶초단기 취업자 10% 육박=11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 고용률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1월 67.8%, 2월 68.0%, 3월 68.7%, 4월 69.0%, 5월 69.9%, 6월 69.9%, 7월 69.6%, 8월 69.6% 등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지난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매월 당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일자리 질’을 보면 이런 역대 최고 고용률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5년 간 8월 기준 취업자 수를 보면, 2020년 2708만5000명, 2021년 2760만3000명, 2022년 2841명, 2023년 2867만8000명으로 그 증가폭이 완만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36시간 미만 단기취업자는 2020년 639만6000명, 2021년 1052만2000명, 2022년 1236만9000명, 2023년 1368만2000명으로 가파른 증가폭을 나타냈다.

전체 취업자 대비 단기취업자 비중은 2020년 23.6%에서 2023년 47.7%로 치솟았다. 취업자 10명 중 2명 수준이던 단기 취업자 수가 불과 3년 만에 10명 중 5명 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기 취업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8월 기준 초단기 취업자 수는 2020년 227만3000명(전체 취업자의 8.4%), 2021년 234만2000명(8.5%), 2022년 240만3000명(8.5%), 2023년 262만명(9.1%)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단기·초단기 일자리는 양질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주당 취업시간이 15시간을 밑도는 초단기 일자리는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등이 제공되지 않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대상도 아니다.

문제는 갈수록 질 나쁜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있다는 점이. 당장 올해 8월 기준 36시간 미만 취업자(1368만2000명)는 전년 대비 131만3000명(10.6%)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1443만9000명)는 100만명(6.5%) 줄었다.

▶국제 유가 급등에 제조업 일자리 ‘급감’=4대 보험 적용을 받는 고용안정성 높은 일자리 대신 질 나쁜 일자리만 늘다보니 역대 최고 고용률 속에서도 청년 고용률은 형편없다. 올해 15~29세 고용률은 1월에만 1년 전보다 0.4%포인트 늘었고,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째 감소했다.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냥 ‘쉬는’ 청년들도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5년 ‘쉬는’ 청년 비중은 3.3%(30만7000명)이었지만, 올 상반기 기준 이 비중은 5.0%(42만5000명)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이들 중 37%(약 15만7000명)는 대졸 이상 학력자였고, 고졸 이상 비중은 94%(약 4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통상 질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 8월에도 수출과 생산이 줄어들면서 6만9000명 감소해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9월에도 제조업 고용은 줄었다. 실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2만5000명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해 11만9000명 늘어났지만, 고용허가제 인력(외국인)을 제외하면 오히려 1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9세 이하 청년의 고용보험 가입자 역시 13개월 연속 줄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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