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강북 일대 아파트와 빌딩들이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전체 주택 매매에서 아파트 비중이 반등한 반면 다세대주택 매매 비중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빌라 전세사기의 영향으로 다세대주택 수요가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고된 전국 주택 매매는 총 27만460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파트 매매는 20만3437건으로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전체 주택 매매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5.8%에서 2020년 73.0%까지 증가하다가 지난해 58.7%까지 급격히 감소, 올해 급반등세를 나타냈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등 전체 주택 유형 중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매매 비중이 커진 것은 아파트가 유일했다.

서울 지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올해 상반기 전체 주택 매매 3만692건 중 아파트 매매가 1만7509건으로 57.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27.5%에서 2배 이상 수준으로 뛴 것으로, 서울에서 역시 아파트만 작년에 비해 매매 비중이 늘었다.

반면 다세대주택의 매매 비중은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전국 다세대주택 매매는 전체의 12.1%인 3만3131건으로, 지난해 21.0%에서 9%포인트가량 줄었다.

서울 지역으로 좁혀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서울 지역의 다세대주택 매매 건수는 1만71건으로 전체의 32.8%였다.

서울의 다세대주택 매매 비중은 2018년 27.5%에서 매년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54.8%까지 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급감했다. 올해 대규모 빌라 전세사기의 영향으로 다세대주택 수요가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아파트 매매는 장기간의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위축됐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인 빌라 등 다세대주택은 자가를 마련하려는 수요를 기반으로 선호도가 확대된 바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전세사기 여파로 다세대주택에 대한 전세와 매매 수요 모두 줄어든 상황”이라며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빌라에 갭 투자를 하기도 힘들고 아파트 가격도 내렸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빌라를 살 유인도 적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활황으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돼야 차선책으로 빌라를 사려는 수요가 생긴다”며 “당분간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