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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재해로 농민 울때 보험사 웃었다…3년간 차익 4.8배↑”
양정숙 의원 “보험사 배불리기 안돼”
“경미한 손해도 충분히 보상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기후위기 여파로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풍수해보험을 통해 4년간 1100억원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 기후위기에 따라 최근 3년간 풍수해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농어민(개인)뿐 아니라 중소상공인도 기업용 풍수해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개인과 기업 가입자를 합친 가입건수는 2020년 42만8561건에서 2021년 52만6230건으로 22.8% 증가했고, 2022년에는 72만6127건으로 38.0% 늘었다. 올해는 5월까지 23만9703건으로, 5월 이후 본격 가입하는 보험 특성상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인보다 기업 가입자 수가 더 크게 늘었다. 개인 가입자는 2020년 5만6536건, 2021년 6만4474건으로 14% 증가했고, 2022년은 8만359건으로 24.6% 증가했다. 기업 가입자는 2020년 37만2025건, 2021년 46만1756건, 2022년 64만5768건으로 3년간 73.6% 늘어났다.

이처럼 가입 수요가 커지면서 풍수해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까지 취급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 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5곳이었지만,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등 2 개사가 추가돼 7개 보험사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급 보험사가 늘어나도 경쟁을 통해 보험료가 낮아지기는커녕 되려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상품 1건당 평균 보험료는 2020년 개인 43만5746원, 기업 3만2원에서 ▷2021년 44만4176원, 2만9564원 ▷2022년 52만8200원, 4만6005원 ▷2023년 73만9938원, 9만5177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료로 거두는 매출(원수보험료)도 크게 증가했다. 개인과 기업 가입자를 합친 원수보험료 규모는 2020년 357억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에는 721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보험금 지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개인과 기업 가입자를 합한 보험금 지급 규모는 2020년 255억원에서 2022년 232억원으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최근 4년간 보험금 청구건수 대비 보험금 지급률(2023년 기준)은 개인 가입자 76%, 기업 가입자 60%에 그쳤다. 기업 풍수해보험에서 주택의 소파 미만 손해 같은 경미한 손해에 대해서는 면책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최대 보장금액인 총 계약금액 대비 보험금 지급수준은 개인이 0.3%, 기업이 0.01%로 극히 미미했다.

보험료 수입은 늘고 보험금 지금은 줄면서 원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차액은 급증했다. 지급차액은 2020년 101억원에서 2021년 270억원, 2022년 489억원으로 4.8배 폭증했다. 올해도 5월까지 321억원을 기록, 4년간 차익을 모두 합치면 1183억원에 이른다.

보험사들이 보통 보험료의 일정 부분을 사업비로 책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험사 수익은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수보험료에서 사업비 30%를 제외한 보험사 수익을 추정한 결과, 2020년엔 34억원 적자였으나, 2021 년 68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22년에는 더 늘어 10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5월까지의 수익을 합친 4년간 누적수익은 202억원으로 예상됐다.

양정숙 의원은 “최근 풍수해로 인한 재난재해가 늘어나면서 농어민, 중소상공인들은 단 한 번의 피해로 전재산과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빠른 시간내 재기할 수 있도록 보험료 청구건수 대비 지급비율을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책조항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험사 배 불리기 정책보다는 소소한 손해부터 충분히 보상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보험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감을 쌓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험이 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및 당국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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