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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이달 수출 플러스 반등 전망…“본격적인 회복세 시간 필요” [3高 재역습, 韓경제 비상]
수출, 지난해 10월부터 부진…이달부터 기저효과 발생
최근 고환율, 원자재·중간재 수입 물가 더 큰 폭 올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글로벌 긴축 장기화 속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요동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특히 최근 환율 상승은 원자재·중간재의 수입 물가를 더 큰 폭으로 끌어올려 수출 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기 시작한 만큼 한국 경제가 곧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짙어진 불확실성 탓에 회복 속도가 지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간 수출이 1년째 줄어든 것은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최장이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37억 달러 흑자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탓에 생긴 ‘불황형 흑자’다.

다만 감소폭은 4.4%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출 실적(99억달러)을 달성했다. 반도체 생산이 회복을 시작한 것은 희망적이다. 8월 반도체 생산은 13.4% 늘며 산업생산지수를 끌어올렸고 9월 반도체 수출은 올해 최저 수준의 감소율(-13.6%)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수출 증가 전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달부터 기저효과가 발생한다. 지난해 4분기 수출 증감률은 10월(-5.8%) 11월(-14.2%), 12월(-9.7%)로 올해 4분기에는 기저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플러스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전망을 재확인하면서도 ‘0.5일 부족한 조업일수’와 ‘추석 연휴’ 효과로 전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약간의 부족함 있더라도 늦어도 11월은 (수출 증가 전환이) 확실해 보인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며 “여전히 10월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부가 예상한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가격이 반등하지 않아서 반도체 수출액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9월 반도체 수출 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오히려 나빠졌다”라며 “반도체 업황도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수출 회복 동력으로 꼽혔던 중국 경제는 부동산 디폴트 위기를 거치며 중장기적인 위험 요인으로 반전됐다. 대(對) 중국 수출은 전체의 20%가량을 차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2일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4.8%에서 4.4%로 하향 조정하며 높은 부채 수준, 부동산 경기 둔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경기는 예상만큼 빨리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그만큼 대중 수출도 조기에 회복될 것 같지 않다”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원화 가치는 크게 고꾸라졌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연휴 직전(1349.3원)보다 14원 껑충 뛴 1363.5원에서 마감했다. 비록 지난 6일 환율은 연휴 이전 수준인 1349.9원에서 거래를 마쳤으나, 여전히 9월 평균인 1330원대 초반에 비하면 20원쯤 높았다.

환율이 오르면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 수출이 늘어나지만 최근 고환율은 원자재·중간재의 수입 물가를 더 큰 폭으로 끌어올려 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출 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로 1206.1원을 꼽았다. 1400원을 돌파했던 작년 10월은 물론 올해 들어 최저인 2월 2일(종가 1227.0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과 연동되는 이자 비용 상승 등을 수출 채산성 악화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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