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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제 맞아?” 외벽광고에 팝업스토어까지…OTT 홍보무대 된 부산영화제
OTT 시리즈 5편 상영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 건물 외벽을 장식한 디즈니+ 시리즈 '비질란테' 광고[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부산국제영화제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의 '홍보 무대'가 되고 있다. 미공개 콘텐츠를 최초 공개하는 것은 물론 관객과의 대화, 광고 등 각종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극장이 쇠퇴하고 OTT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영화제마저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 듯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8일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의 '온스크린' 부문에선 디즈니+ '비질란테', 웨이브 '거래', 티빙 '러닝메이트'·'운수 오진 날'·'LTNS' 등 5개의 한국 작품이 상영됐다.

'온스크린'은 아시아 영화제로는 최초로 생긴 OTT 시리즈 섹션이다. 2021년 신설 당시 넷플릭스 '지옥'과 '마이네임' 2편만을 소개했지만, 올해에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작품 수도 늘었다.

대중의 관심이 큰 영화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는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부문 초청작 역시 3편 중 2편이 OTT인 넷플릭스 영화다. '독전'의 속편인 백종열 감독의 '독전 2'와 이충현 감독의 '발레리나'가 이 부문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초청작 배우와 감독들은 줄줄이 영화제를 찾아 작품 홍보에 들어갔다.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와 대담 프로그램에도 참석해 직접 관객들을 만났다. 영화제에서 자유롭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오픈 토크에는 총 9개 작품이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7개가 OTT 콘텐츠일 정도로 OTT가 주류가 된 분위기다.

영화제 바깥에서도 OTT 플랫폼들의 홍보전은 치열하다.

디즈니+는 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비프힐 외벽에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시리즈 '비질란테' 대형 광고물을 설치했다. 약 6층 높이의 이 광고물은 영화제 주요 행사가 열려 관객 눈에 가장 잘 띄는 야외극장 바로 옆에 위치했다.

넷플릭스는 영화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KNN 시어터 1층 카페를 팝업 스토어로 만들었다. '오징어 게임', '원피스' 등 넷플릭스 콘텐츠 굿즈(팬 상품)와 다양한 소품으로 공간을 꾸몄다. '발레리나',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독전 2', '시가렛 걸' 등의 스틸컷을 만나볼 수 있는 갤러리도 마련했다.

웨이브는 길거리 홍보에 나섰다. '요즘 넷플 말고 뭐봄? 웨이브 봄'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무리가 영화의전당 주변을 돌며 관객에게 밀착 홍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극장용 영화보다 OTT 콘텐츠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일부 우려와 아쉬움도 감지된다.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만난 이준호(37)씨는 “10년 동안 한 해도 안 빼놓고 부산영화제에 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영화제라기보다는 OTT 축제 같은 분위기가 난다”면서 “OTT 콘텐츠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영화제에서는 원래 취지에 맞게 (극장) 영화가 선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학도라는 신모(22)씨는 “영화 연출이 꿈인 사람으로서 좀 아쉽다. 오늘 와 보니까 극장의 미래가 생각보다 더 어두운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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