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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업계 “아시아나 화물 매각, 경쟁력 위한 불가피한 선택”
슬롯·화물부문 국내 LCC 매각때 공급 영향 없어
LCC 장거리 여객 성장 기회 제공하는 결과 기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뉴시스]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대한항공이 합병 성사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통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독자 생존 여력을 상실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는 동시에 합병 무산으로 이어질 일자리 위협 등 대내외 악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6일 항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에 통합 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U집행위원회(EC)는 앞서 지난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관련한 심사 기한을 연장했다. EC는 대한항공의 시정조치 방안을 종합해 8월 3일까지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을 미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 역시 EU가 제기한 화물사업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대한항공이 런던 히스로 공항의 7개 슬롯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창사, 톈진 등 노선에서 일부 슬롯을 반납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까지 매각할 경우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슬롯 이관과 사업 부문 매각 대상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이뤄질 경우 오히려 한국 항공산업의 균형 잡힌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한항공은 유럽과 미주 여객 중복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와 관련해 국내 LCC에 이관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도 국내 LCC를 대상으로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노선 및 화물사업이 국내 LCC로 대체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의 전체 공급에는 영향이 없다”며 “오히려 국내 LCC들에게 장거리 여객 시장과 화물사업이라는 신규 시장의 진입을 수월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U 경쟁 당국에서도 시정조치 대상 노선으로 언급되는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노선의 슬롯을 반납하더라도 소비자 편익이나 운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항공 자유화 노선으로 언제든 증편이 가능하고, 독일은 사용하지 않은 운수권이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어 추후 수요 증대에 따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741%로, 막대한 차입에 따른 부채비율 악화로 재무구조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수·통합이 물거품이 되면 항공산업의 네트워크가 휘청일 수밖에 없어, 결국 대한항공과 합병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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