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승환 에코프로 미래전략본부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권혁호 부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이사, 류지훈 에바싸이클 대표이사, 하인성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기아 국내eBiz솔루션실장 윤승규 상무.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기아가 전기차 배터리 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민관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기아는 6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진행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2023 국제 이차전지 포럼’에서 현대글로비스, 에바싸이클, 에코프로, 경북도청, 경북테크노파크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 및 지자체 5곳과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Alliance)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업과 지자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이 핵심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의 경제성과 신규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 기준’ 마련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해당 가치를 자세하고 현실성 있게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국내 최초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자동차 제조사부터 배터리 재활용 기업, 이차전지 소재 제조사, 지자체까지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범사업에서 기아는 폐배터리 공급을 비롯한 시범사업을 총괄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성 검토를, 에바싸이클은 배터리 분해・해체와 블랙파우더(Black Powder) 제조를 맡는다. 에코프로는 원소재 추출과 양극재 제조 역할을 한다. 경북도청과 경북테크노파크는 배터리 재활용 관련 규제 개선 및 신사업 기술 개발을 위한 환경 조성을 담당한다.

시범사업 기간 참여 기업과 지자체는 실제 폐배터리를 투입해 배터리 재활용과 관련된 전체 공정을 실행한다. 원소재 추출부터 배터리 생산 및 전기차 탑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순환 과정 전반의 모든 단계별 데이터를 확보해 경제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아는 시범사업의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가치 제고를 통한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성한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 ‘배터리 리퍼비시 서비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상용화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실제 배터리 재활용 공정으로 추출한 원소재의 가치를 측정하고, 공정별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면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범사업을 거쳐 배터리의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BaaS 사업과 연계를 이뤄 전기차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EV9 생산라인. [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