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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나가던 金, 고금리에 곤두박질
9거래일 연속하락...7개월만 최저
“내년 하반기엔 금 가격 급등 가능”

올해 상반기 20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가에 도전하던 금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 채권 금리와 달러 가치의 고공행진에 따른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반등이 어렵겠지만 연내 긴축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달러의 상방경직성이 강화되면 내년 하반기께 금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일대비 3달러(0.2%) 하락한 온스당 183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2050달러를 상회했던 금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금 가격 하락률은 6.1%에 달한다. 특히 국내 추석·개천절 연휴기간 내내 하락하는 등 국제 금 가격은 9거래일 연속 내렸으며, 급기야 약세장의 신호인 ‘데드크로스’까지 나타났다. 데드크로스는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로 뚫는 것을 뜻한다. 이날 기준으로 금 가격의 50일 이동평균선은 1936.27달러로, 200일 이동평균선인 온스당 1936.33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 가격이 하락세를 본격화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시사로 최근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쏠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연 4.8%를 넘으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은 대표적인 미국 달러(USD) 표시·거래 자산이기 때문에 최근 달러가치 급등으로 금을 매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일 107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속을 표시하는 화폐는 달러이기 때문에, 돈의 본질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달러가 강하면 그만큼 표시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 시장의 약세를 촉발한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는 주춤했지만 금 시장의 약세는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급속하게 조정받으면서 기술적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으며, 글로벌 금리인상의 지표가 되는 미국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금 가격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환율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는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낮아 인플레이션 헤지수단로 활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나치게 높아진 금리로 인해 금 보유 유인이 적어졌다”며 “중국과 인도 중앙은행의 금 매집 수요는 여전하지만 고금리 장기화는 금값 상승을 제한시킬 수밖에 없다. 중국 경기 불안도 잔존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요 증대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금 가격 약세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하락으로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채권금리가 지금이 고점이라면 금값도 바닥일 수 있다. 향후에도 채권금리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을 내년까지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매수 타이밍일 수 있다. 금리가 상반기까지는 내릴 요인이 제한적이지만, 하반기 진정시 금의 반등 속도도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호·권제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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