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대체 언제까지 적자냐?”
“더 나빠지기도 힘들다?”
엔터테인먼트 명가 CJ ENM이 올 3분기에도 2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예고됐다. CJ ENM는 2분기 304억원, 올 1분기에도 5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 되는 적자 행진에 주가가 바닥을 뚫고 지하로 기어들어가는 형국이다.
기대했던 영화·예능 콘텐츠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 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 저하가 뼈 아프다. 수많은 히트 콘텐츠를 내놓으며 승승장구 했지만, 이젠 “한물 갔다”는 말이 나온다. 영화는 넷플릭스에 크게 밀리고 있고, 예능 조차도 별 주목을 받고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 CJ ENM 영업손실이 267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또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역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연간 적자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CJ ENM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비용 절감으로 그나마 하반기 들어 적자폭 감소가 예상되는 게 위안이다.
내놓은 콘텐츠마다 흥행 실패로 충격적인 적자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주가 역시 폭락 주주들은 아우성이다.
5일 CJ ENM은 전 거래일 대비 4% 넘게 하락,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12만원 가던 주가가 5만 3100원까지 폭락했다. 믿기 힘든 폭락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CJ ENM 콘텐츠들은 예술성·상업성에서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명 댄스 가수들을 앞세워 엄청난 물량을 퍼부었던 ‘댄스가수 유랑단’ 시청률은 고작 2~3%대 그쳤고, 특히 280억원이 투자된 영화 ‘더 문’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3분기 적자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더 문’의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 관객. 하지만 겨우 관객 수 50만명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더 문’ 뿐만아니라 CJ ENM가 올해 내놓은 ’유령‘과 ’카운트‘ 등 기대작들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CJ ENM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더 나빠지기도 힘들다”며 바닥을 딛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계속되는 콘텐츠 부문 실적 부진을 고려했을 때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린다.
실제 매 분기마다 적자폭이 예상보다도 훨씬 컸다. 앞서 증권사들은 CJ ENM 2분기 적자폭을 100억원대로 예상했지만 실제 적자는 300억원이 넘는 등 이 보다도 훨씬 컸다.
무엇보다 콘텐츠의 체질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OTT, 유튜브, 틱톡 등 숏폼을 통한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CJ ENM의 콘텐츠는 연예인 이름값만 앞세운 재탕 삼탕식 지루한 콘텐츠가 많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콘텐츠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