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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쇼핑몰 지어 주세요” 광주구도심 주민들 현수막 내건 사연
전남‧일신방직 부지 3년째 사전협상 ‘지지부진’
개발업체 고금리 수익성 악화에 사업철수 우려도
광주복합쇼핑몰 입점 지역의 주민들이 전남일신방직 부지의 지지부진한 개발과정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인구 150만 광역시에 복합쇼핑몰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나요”

“대기업이 투자한다고 해도 반대만 하면 결국에는 무산되고 말죠”

‘광주복합쇼핑몰’은 윤석열 대통령의 호남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인구 150만 가량이 모여사는 광주광역시에서 복합쇼핑몰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관심과 조속한 개발을 희망하는 지역내 핵심 이슈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광주복합쇼핑몰은 난항을 거듭하더니 결국에는 좌초하고 말았다.

지역상권 붕괴를 우려한 소상공인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교통과 환경문제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지자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10여년전 수천억원을 들여 특급호텔을 지으려던 한 대기업도 그렇게 광주를 떠났다.

“무산의 도시 광주”, “언제까지 개발을 미룰 것이냐”

추석연휴를 앞두고 광주복합쇼핑몰 입점 부지인 전남일신방직 주변에 40여장의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했다.

인근 임동 주민들이 “제발 개발 좀 해달라”며 광주광역시와 광주시의회에 볼멘소리를 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의 표정에선 또다시 사업이 무산되고 낙후된 구도심의 암울한 현실을 되풀이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무기력과 좌절, 광주 행정의 신뢰가 도마위에 오른셈이다.

이 부지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사전 협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개발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9만여평 공장 부지는 매일 2억원 가량의 금융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고금리, 물가상승 등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업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내부에서는 “사업철수VS 강행”을 놓고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있다.

광주지역 구도심 인근 주민들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광주복합쇼핑몰 개발 등을 촉구하는 프랭카드를 부착했다. 서인주 기자

현재 전방·일신방직 부지의 행정절차는 사전 협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공장부지를 상업·주거용지로 변경할 경우 얻게 될 이익금을 미리 산정해 공공기여를 받는데, 그 비율을 놓고 사업자와 광주시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미 거래사례비교법 등을 통해 인근토지의 감정평가를 마쳤는데 이게 비공개다 보니 평가금액을 놓고 여러말들이 오가고 있다.

이 때문에 ‘밀실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광주 곳곳에서 대규모 상업시설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이 지연되거나 늦어지면 아예 사업을 접을수도 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하는 곳에서는 소위 잘나가는 명품샵을 유치해 시장을 선점한다. 후발주자의 경우 투자매력을 잃게 된다.

광주구도심 주민들이 걸어놓은 개발촉구 현수막

복합쇼핑몰은 지을 땅이 있고 자본만 투입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다.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개발지역지정, 교통영향평가, 용도변경, 공공기여, 사업승인 등의 지난한 과정들이다. 물론 키는 지자체가 쥐고 있다. 단체장의 리더십과 의지, 결단이 중요한 대목이다.

광주시는 이번 달 내로 공공기여 비율을 최종 확정하는 등 협상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11월까지 공동자문위원회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숙제를 풀어야 할 시간이 두달 남짓 남은 것이다.

강기정 시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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