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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창업자 쉬자인 회장에 이어 자금 관리 총책이었던 그의 둘째 아들도 당국에 연행됐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현지 매체인 제일재경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 쉬 회장의 둘째 아들인 쉬텅허가 최근 당국에 연행됐으며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쉬텅허는 주장(珠江) 삼각주 지사의 업무를 총괄하다 헝다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헝다금융재부관리(恒大財富·에버그란데 웰스)의 부총경리를 맡아 실질적으로 자금 관리를 해온 실세로 알려져 있다.

이 매체는 또 광둥성 선전시 공안국이 지난 16일 체포한 헝다금융재부관리의 최고경영자(CEO) 두량(杜亮)도 쉬텅허의 휘하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헝다그룹 내에서 '피터 쉬'로 불리는 쉬텅허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2021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호화 저택을 1250만 달러(약 169억원)에 매각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주목받은 인물이다.

앞서 헝다그룹은 지난 28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쉬 회장이 불법 범죄 혐의로 당국에 '강제 조치'됐다고 밝혔다.

강제조치란 사회 치안과 수사 및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당국이 법에 따라 피고인, 현행범, 주요 용의자들의 신체 자유를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사법적 용어다. 사실상의 구금을 뜻한다.

쉬 회장 부자 외에도 샤하이쥔 전 총재(CEO)와, 판다룽 전 수석재무관(CFO) 등 헝다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구금됐다.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디폴트 상태에 빠진 헝다그룹에 대한 사법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쉬 회장의 전 부인 딩위메이가 지난 7월 하순 홍콩을 떠나 잠적했다고 텅쉰(騰迅·텐센트)신문이 보도했다.

딩위메이는 지난해 쉬 회장과 이혼한 이후에도 홍콩에 머물며 헝다그룹의 채무 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쉬 회장 부부가 사유 재산을 지키고 헝다그룹 주식 배당금을 더 챙기기 위해 '기술적 이혼(위장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 붐에 편승, 호황을 누리던 헝다는 당국이 2020년 투기 과열 억제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에 나서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다 2021년 12월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