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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관으로 죽고 싶습니다” 7년 전 취객에 폭행당한 경찰의 안타까운 사연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갈무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7년 전 취객에 폭행당해 어깨 관절이 찢어져 영구장애 판정을 받은 경찰관이 1억2000만원이 넘는 막대한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게재된 ‘경찰관으로 죽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 따르면 인천중부경찰서 소속 10년차 경찰공무원 최지현(35) 경사는 지난 2017년 2월21일 자정이 넘은 시간 인천의 한 지구대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중 “술에 취한 사람이 시민을 성추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가해자 A씨는 난동을 멈추고자 설득하는 경찰관의 만류에 잠시 협조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돌변해 무차별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최 경사는 이 난동에 무방비 상태로 당해 우측 어깨 연골이 파열됐고, 동료 경찰관은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2시간 넘게 난동을 부린 A씨를 연행해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벌금형을 받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가해자는 재판에서 치료비 보상을 약속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재판이 끝나자 입장을 바꿨다.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갈무리]

최 경사는 “제 인생은 그때부터 고통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두 번의 어깨 수술 끝에 영구장애 판결을 받게 됐고, 심각한 후유증까지 앓게 돼 현재까지도 업무와 생존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며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7년간 단 한 푼의 치료비도 보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제도였다. 최 경사는 “제일 힘든 건 이런 모든 일의 책임을 현장에서 다친 경찰관의 탓으로 몰고 가는 비현실적인 공상 경찰관 지원 제도”라며 “현재의 제도로는 부상당한 경찰관이 국가로부터, 가해자로부터 치료비 전액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지금까지 치료비로 낸 돈은 약 1억2000만원이지만, 정부가 준 지원금은 5000만원이 전부였다. 나머지 치료비 모두 사비로 충당한 최 경사는 가해자에게 민사 소송을 걸었고, 1심 일부 승소 판결로 4500만원을 보상받게 됐다.

그러나 ‘이중배상금지’ 조항 때문에 그동안 국가로부터 지원받았던 5000만원은 전액 환수 조치됐다.

최 경사는 “지금도 매달 받는 급여에서 상당 부분을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가와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모든 법률 비용 또한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민을 상대로 금전적인 보상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공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게 돼 지출된 치료비라도 받고 싶을 뿐”이라며 “저와 동료들이 위험한 치안 현장에서 다치더라도 치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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