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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타고 물건너온 마약…해상 마약범죄, 5년새 10배 늘었다
해상 마약 5년 새 10배 이상 급증
정희용 “마약범죄 엄한 처벌 필요”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 동남아시아 출신 불법체류자인 선원 A씨는 지난해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 노래방에서 같은 국적의 양식장 인부 B씨와 선박 용접공 C씨 등과 함께 이른바 ‘엑스터시’로 불리는 마약 MDMA를 투약했다. 외국인 해양종사자들이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해양경찰은 지난 2월 투약사범과 마약류 공급 상선 등 총 15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이 과정에서 엑스터시 305정과 시가 6500만원 상당의 케타민 11.95g을 압수했다.

#2. 또 다른 동남아시아 국적의 선원 D씨는 2019년 7월 마약운반책과 공모해 콜롬비아에서 출항하는 화물선에 코카인 약 100kg을 실었다. 이러한 첩보를 입수한 해경은 같은 해 8월 태안항에 정박한 화물선을 수색해 코카인을 찾아 압수했고, D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당시 실려있던 코카인은 시가 약 400억원 상당의 330만명을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2019년 국내 마약류 전체 밀반입량의 42.7%를 차지했다.

바다를 거쳐 마약류를 밀반입·투약하거나 선원 등 해양종사자들이 마약을 판매·투약하는 ‘해상 마약’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의용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의 마약범죄 적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바다를 통해 국내로 불법 반입돼 적발된 마약범죄 건수는 최근 5년여간 총 2561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90건있던 적발 건수는 ▷2019년 173건 ▷2020년 412건 ▷2021년 518건 ▷2022년 962건으로 최근 5년 사이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마약범죄 적발 건수도 지난 8월 기준 496건으로 집계됐다.

증가하는 마약범죄로 인한 적발 인원도 2018년 81명에서 2019년 164명, 2020년 322명, 2021년 293명, 2022년 294명, 2023년 8월 기준 402명으로 총 1556명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13.7%인 213명으로 구속되었고, 86.3%인 1343명은 불구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적발된 마약은 필로폰 514.58g, 코카인 13만5988g, 양귀비 5만7851주, 대마 3497.4g, 기타 마약류인 크라톰, 케타민 등 1769.1g, 엑스터시·야바 2226정 등으로 나타났다. 해경청의 지방청·경찰서별 적발 현황은 최근 5년여간 인천해양경찰서가 608건의 마약범죄를 적발해 가장 많았고, 해양경찰청 본청 312건, 통영해양경찰서 288건, 부산해양경찰서 231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희용 의원은 “최근 5년여간 끊이지 않는 마약범죄로 우리나라의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정부는 마약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켜낸다는 사명감을 갖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및 정보공유 구축 등을 통해 마약범죄 근절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도 마약 관련 전담 인력 확보 및 장비 보강 등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경은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국내 마약 수사 유관 기관으로 구성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해 수사공조체계를 확대하고, 국외 공조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 범죄 정보공유와 국제공조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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