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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재비자·골든비자… ’ 돈많고 똑똑한 외국인에게 문 활짝[세계는 고급이민 전쟁중]
싱가포르 ‘원패스’로 인재 붙잡아
영국, 세계 명문 대학 졸업자에 특별 비자 신설
인니, 돈 많은 자산가, 투자자에 ‘골든비자’
비백인 이민 제한했던 호주도 “고급 인력 수혈 필요”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국가경쟁력으로는 전세계 순위권을 놓치지 않는 싱가포르는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는데 적극적이다. 그중에서도 2023년 1월 도입한 ‘원패스(ONE Pass)’는 해외 네트워크 전문지식인 비자로, 월 소득 약 3000만원의 가치가 보장된 인재에게 최장 5년 동안 체류를 허가한다. 사진은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공원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돈 많고 똑똑한 외국인을 모셔오기 위해 세계 각국이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있다. 투자와 인재를 유치하면 국가 경쟁력과 경제 성장률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계산에서다.

싱가포르는 올해 1월 장기 취업비자(EP)인 ‘해외 네트워크 전문지식인 패스(Overseas Networks & Expertise Pass·원패스)’를 신설했다. 이른바 ‘천재 비자’로 불린다. 원패스는 월 소득이 3만싱가포르달러(약 3000만 원) 이상이거나 문화, 예술, 스포츠, 과학기술, 연구 및 학문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은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5년짜리 취업비자다.

원패스는 기존 EP와 달리 근무회사가 바뀔 때마다 비자를 갱신할 필요가 없다. 또 비자가 유효한 기간 동안에는 회사에 다니지 않더라도 합법적으로 싱가포르에 체류가 가능하며 부양가족도 구직활동이 가능하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 역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유수인력을 끌어올 비자를 신설했다. ‘글로벌 인재 비자’와 ‘세계 명문대 졸업비자’ 등 크게 두 가지다.

글로벌 인재 비자는 핀테크, 게임,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기술 분야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한다. 영국 정부가 인정하는 수상경력 또는 전문 사업 경력, 영국 기업의 취직 제안 등을 통해 자격 증명을 해야한다.

세계 명문대 졸업 비자는 말 그대로 타국에 소재한 최상의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비자다. ‘최상급 대학’ 리스트에 한국 대학은 없고, 동북아에서는 베이징대, 칭화대, 홍콩대, 도쿄대, 교토대, 싱가포르국립대가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는 돈 많은 부호와 투자자를 선호한다. 이름부터 ‘골든비자(Golden visa)’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대표 샘 올트먼이 최근 1호 수여자가 됐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표 샘 올트먼[로이터]

이 비자는 개인 투자자가 회사 설립 없이도 인도네시아 국채나 상장기업 주식, 예금 계좌 등에 35만달러(약 4억6000만원)를 투자하면 5년, 70만달러(약 9억2000만원)를 투자하면 10년 동안의 체류 자격을 제공한다.

회사를 설립해 250만달러(약 33억원)를 투자하면 5년, 500만달러(약 66억원)를 투자하면 10년을 보장하며, 회사 임원들도 2500만달러(약 330억원·5년) 또는 5000만달러(약 660억원·10년)를 투자하면 골든비자를 받을 수 있다. 골든비자 소지자에겐 출입국 시에도 별도의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홍콩은 올 한해 3만5000여 명의 해외 고급인력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본토의 압력에서 벗어나려는 홍콩 엘리트가 떠난 자리를 다른 외국인 인재로 채우겠다는 취지다.

지난 2018년 ‘해외 인재 유치 분야 리스트(기존 11개 전문직군)’를 도입한 이후 2021년에 전문직군 수를 13개로 확대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금융, 환경, 의료, 법률 문화예술 등 9개 산업분야 51개 전문직군으로 더 크게 확대했다.

전문직군에게 주어지는 대표적인 비자는 ‘TTPS(Top Talent Pass Scheme)’가 있다. 이 비자는 점수제가 아니라 조건이 충족되면 승인되는 시스템이라 올해 5월까지 총 3만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해 2만명 넘게 최종승인을 얻었다.

이 외에도 홍콩은 QMAS(Quality Migrant Admission Scheme), TechTAS(Technology Talent Admission Scheme), IANG(Immigration Arragements for Non-local Graduates) 등 다양한 인재 유치용 이민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백호주의(비백인 이민 제한 정책)’로 유명한 호주도 최근 외국인 유학생에게 이민 허들을 낮췄다. 지난달 ‘진정한 단기 입국자(GTE)’ 조항을 없애기로 결정했는데, GTE는 학업을 마친 뒤 호주로 이민, 정착할 의사가 있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비자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조항이었다.

지난 4월 클레어 오닐 호주 내무부 장관도 “(외국인) 유학생은 이민법 개혁과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한 핵심 퍼즐 조각”이라며 “호주가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을 익힌 유학생에게 정착 기회를 주기 원한다”고 언급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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