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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친명 추대’, 野 원대 4파전…막판 단일화 변수는[이런정치]
김민석·홍익표·남인순·우원식 4파전
우원식 막판 참전으로 복잡해진 셈법
친명 일색 후보 4인에 추대론 주장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으로 박광온 원내대표가 사퇴한 후 새 원내대표 경선에 '범 친명계'로 분류되는 4선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 홍익표, 남인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승환·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가 김민석, 남인순, 홍익표, 우원식 의원으로 추려졌다. 네 후보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더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은 단 한 명도 후보 등록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번 선거는 누가 이기든 친이재명(친명) 지도부 체제가 강화되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명 간 단일화’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민주당 안팎에선 이번 선거가 사실상 친명계 원내대표를 정하는 과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전날까지 이어진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이 ‘친명 일색’으로 마무리되면서다. 후보 등록을 마친 4명의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로 심화된 당내 친명-비명 간의 극한 대립을 잠재우기 보다는 이 대표 체제를 유지·보수하는 것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이 대표가 말한 ‘통합적 당 운영’과 배치된다. 지난 21일 단식으로 입원 중이던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병원을 찾은 박 전 원내대표에게 “민주당 내에는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며 “그중 일부만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지도부가 당을 운영할 경우에 당이 분열되고 당이 계속 갈등의 길을 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가진 목소리가 당 지도부 의사 결정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불출마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이들이 놓인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과 친명 원외 조직 등이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낸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나선 상황에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까지 동조하면서 비명계는 원내대표 선거에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비명계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비명계의) 숫자가 드러났다. 최대로 치면 39명 정도인데, 이 인원으로는 당선이 쉽지 않다”며 “또 최근 우리 당 내에서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21일 표결 이후 두 차례 의총이 심야까지 이어졌는데 거의 욕설에 가까운 고함과 비방이 지속됐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으로 박광온 원내대표가 사퇴한 후 새 원내대표 경선에 '범 친명계'로 분류되는 4선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 홍익표, 남인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이상섭 기자

이번 선거의 관건은 막판 단일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 세력의 중복과 비명 표심 등을 고려한 ‘친명 간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선명하게 ‘이재명 지키기’를 내세우고 있는 후보는 현재 이재명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 중 ‘옥중 공천’ 가능성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선 그게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판단이고 뜻”이라며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게 승리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홍익표 의원은 지난 4월 경선에 이어 두 번째로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한다. 홍 의원은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내년 총선에서 험지 ‘서초을’ 출마를 선언하는 등 개혁적 색깔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인순 의원은 비명계의 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일부 의원들이 남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 색이 가장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 의원은 출마의 변에서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탄압에 맞서 이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 종료 직전 출마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김민석·홍익표·남인순 3파전으로 예상됐던 선거가 우 의원의 참전으로 복잡한 셈법 싸움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 초선 의원들은 단일화를 통해 우 의원을 추대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원식·남인순·홍익표 의원은 더미래, 민평련 등 당내 지지 세력과 색깔이 중복돼 단일화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국회 앞 이재명 대표 단식 농성장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

친명 일색 경선이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원내대표를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로 인한 갈등으로 분당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의 친명 경쟁은 당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의견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선거보다) 추대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양극단으로 갈라진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중립적인 인물이 원내대표직을 맡아야 한다”며 “비명계가 후보를 한 명도 내지 않은 상황에선 더욱 그럴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추대론에 대해 “현재까지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면서도 “어떤 다른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yg@heraldcorp.com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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