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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전엔 주가가 떨어진다는데…사실인가요? [투자360]
연준 긴축기조 재확인한 국내증시
최근 20여년간 추석 전 5거래일 코스피 지수 평균 0.38% 하락
불확실성 속 위험회피 심리 작용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신동윤 기자] ‘추석 때 돈 찾아서 주식 떨어지는게 트루(사실)임?’ (지난 23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

이번주는 추석 연휴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만 주식시장이 열린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확인하면서 조정을 보인 가운데 연휴 전에는 투자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려는 심리가 우세, 금주 증시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휴 기간 전 하락세를 보였던 주가가 연휴가 끝난 뒤 상승세를 보인다는 일명 ‘연휴 징크스’가 실제 수치상으로도 확인됐다. 최근 20여년간 추석 연휴 전후 코스피·코스닥 지수 등락률을 살펴봤을 때 이 같은 경향성이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휴장할 때 글로벌 증시는 쉼 없이 돌아가는 탓에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투자 심리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23년간 추석 연휴 전 5거래일의 코스피 지수는 평균 0.38% 하락한 반면, 연후 후 5거래일 간은 0.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는 추석 연휴 전후 등락률이 각각 -0.64%, -0.43%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연휴 이후 하락폭이 연휴 이전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휴 징크스가 나타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심리를 꼽는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장기간 멈춰 서는 동안 주요국 증시는 평상시와 똑같이 운영된다. 만에 하나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나스닥 시장 등에서 시장 급락을 유발하는 악재가 터지기라도 한다면 국내 증시에선 일절 대응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연휴가 끝난 뒤 꼼짝없이 갭하락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반면, 연휴가 끝난 뒤엔 불확실성에 따른 관망세가 해소되는 데다 주가가 이미 하락한 상태인 만큼 웬만한 악재엔 충격이 덜하고 호재엔 더 강하게 반등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대응이 가능한 위험의 경우 투자 전략에 따라 감수할 수 있지만, 즉각적으로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석 연휴는 다음 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보다 분주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지난주 코스피는 2500선 안팎으로 밀려났다. 연초 이후 인공지능(AI)과 배터리, 로봇, 바이오 등 증시를 주도했던 성장주들의 시간이 지나고 고금리가 '뉴 노멀'로 자리 잡는 시기에는 시장 무게 중심이 가치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일주일간 약세를 거듭, 지난 22일 2508.13에 마쳤다.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종가 대비 약 3.58% 떨어진 것이다. 18∼22일 5거래일간 기관은 1조4155억원, 외국인은 9395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2조18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다음날인 21일 하루 동안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1.75% 하락했고, 이튿날인 22일에는 2500선이 무너져 1개월 전 저점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소화한 증시는 긴 추석 연휴를 맞는다.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다음 달 2일에도 증권·파생·일반상품 시장이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4거래일 연속 휴장기를 지낸다. 이 때문에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25∼27일 3거래일 동안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비중 조절 보다는 일단 관망하는 심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입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발표, 3분기 실적 시즌 개막 등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4거래일간 휴장할 예정으로 관망세가 강할 것"이라며 "증시가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9월 FOMC 정례회의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성장주에 고금리 충격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금리 인상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 주가에 부담을 주는 재료로 작용하지만, 당장의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가치주에는 프리미엄을 부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무게중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다시 주가에 지배적인 변수로 부상하면서 가치주에 대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6월 3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내 가치주의 시가총액 비중도 약 33%에 이를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7월부터 가치주의 지수 대비 상대 강도가 개선되고 있으며, 이달 들어 자동차, 철강, 기계, 금융, 통신 등 가치주 업종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원은 "이차전지, 로봇, AI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성장 테마의 주가 상승 폭이 컸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 역시 "고금리가 성장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미국 주식과 국내 기술주들은 당분간 어려운 국면"이라며 "가치주 중심의 전략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전망치로 2,450∼2,570을 제시했다.

gil@heraldcorp.com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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