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헤이븐 예일대학교 루스홀 강당에서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저출산 문제에 대해 이민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좀 이른감이 없잖아 있지만, 1~2년 뒤에는 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최근 서울시의 복지 방향은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자에게 복지를 몰아줘야 한다는 선택적 복지이며, 이는 자신의 정치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현지 시간) 예일대 루스홀 강당에서 특강한 후 한국의 출생률 감소 해법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예일대 동아시아 학회 초청으로 30여분간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오 시장은 "저출생에 많은 이유는 우선 교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한국인은 교육이 전부라 교육비를 아끼지 않는데 많은 젊은 한국인은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첫 해결법은 서울시와 정부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만 쉽지 않다"면서 이민 확대를 두 번째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민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문제라 한국에서 이 이슈를 언급하진 않지만 최근 들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서울 54개 대학에 동남아 학생들이 유학을 많이 오는데, 그들이 더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헤이븐 예일대학교 루스홀 강당에서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한국의 페미니즘에 대한 질문에는 "10년 전 여성전용주차장을 만드는 등 여성행복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권이 급신장하고 있어 10년 뒤면 아주 실질적인 평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체 같은 사적 영역에서는 유리천장이 남아있고, 정치 영역에서도 성평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한국 사회가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했다.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나는 보수당에 속해 있다"고 운을 뗀 뒤 "그들의 성적 취향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이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 그 문제에 대해 보수적이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의 페미니즘과 관련해선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이 이상한 부분에서 충돌하고 과격하다. 역사적으로 남성 우위 사회였기에 반작용으로 훨씬 더 공격적인 페미니스트가 생겨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조금 더 평등한 사회가 될 때까지 여러 측면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대답했다.

그는 한 학생이 10여년 전 무상급식 논란으로 인해 사퇴했던 오 시장의 이력을 언급하며 "선택적 복지를 추구하는 줄 알았는데, 최근 발표한 대중교통 정책(기후동행카드)은 보편적 복지로 보인다”고 말하자 "지금도 그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 정책 역시 가난할수록, 수입이 적을수록,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강 후 진행된 리셉션 행사에서는 100여명의 학생이 줄을 지어 오 시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 시장은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공부하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