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아이가 있는 여성 근로자의 소득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소득 여성 근로자는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평균 소득이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하는 노동리뷰 9월호에 실린 '임금 수준별 모성 임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자녀가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5.7% 낮은 시간당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연구원이 한국노동패널 1998∼2018년 자료의 24∼46세 여성 임금 근로자 4530명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의 유무가 급여 차이를 확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 하위 5% 그룹에서는 유자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임금이 19.2%나 낮았다. 하위 25% 그룹에서는 유자녀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11.6% 덜 받고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소득자 중에서는 아이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오히려 급여가 높았다. 임금 수준 상위 5% 그룹에서 유자녀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11.8% 높은 임금을 받았다. 25% 그룹에서도 자녀가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5.3% 더 받고 일을 했다.

이처럼 고임금 여성만 유독 자녀가 있을 때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은 남편이나 가사 근로자의 조력을 받을 수 있어 직장에서 상대적으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저임금 여성은 일과 함께 가사와 육아를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직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자녀가 있어 수입이 하락하는 이른바 ‘모성 불이익’은 저임금 여성들에게 국한되는 셈이다.

곽은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조금 형태의 지원처럼 여성의 출산만을 강조하는 정책은 한계가 있다”며 “여성의 경제 활동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