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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착륙 기대하지만…"골디락스 어렵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슈퍼마켓에서 손님들이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연착륙을 전망하고 있지만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경기 침체도 피하는 '골디락스(Goldilocks)'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임금과 물가의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경제 연착륙(소프트랜딩, Soft landing)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실업률은 임금 상승률 둔화 기간 동안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임금 상승률과 경기 침체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둔화했던 5번의 대표적인 기간(▷1972년 4분기~1975년 4분기 ▷1981년 2분기~1987년 2분기 ▷1990년 2분기~1993년 1분기 ▷2000년 3분기~2002년 4분기 ▷2007년 1분기~2009년 4분기) 중 최소 2년 동안 임금 상승률이 1.5%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2분기~1987년 2분기를 제외할 경우 임금 상승률이 고점에서 저점까지 실제 둔화한 기간과 폭이 대체로 유사했다.

미국의 임금 상승률 둔화는 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발생했다.

아울러 임금 상승률이 고점을 통과한 전후 시기의 실업률 변화를 살펴보면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 간 연관성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임금 상승률은 고점을 통과한 이후 10분기 동안 평균적으로 약 2.1%포인트 하락하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반대로 약 2.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 경기의 견조한 흐름,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 신호 등으로 경기 침체 없는 물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나 과거 경험상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임금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향후 미국의 임금 및 물가 상승세 둔화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하여 미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연준이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고용 경기가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았기 때문인데,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면 추가적인 노동 공급 증가가 제한돼 경제활동참가율의 개선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 임금 상승세 둔화 강도가 최근 약해지고 있고, 제조업은 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높아지고 있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 부담은 없으면서도 성장이 강한 골디락스 균형 유지는 쉽지 않다"면서 "연준이 소프트랜딩을 전망하고는 있지만 통화정책을 계속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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