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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짜 천재들의 공통점?!…사회성 부족한 책벌레[북적book적]
신작 ‘일론 머스크’·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둘다 혼자 생각하는 걸 즐겨…독서광 기질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괴짜, 사기꾼, 천재, 혁신가, 허풍쟁이…. 일론 머스크를 따라다니는 별명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천재적인 혁신가와 공감 능력이 없는 독재자라는 평가가 상존한다.

그가 일군 업적은 비범하다. 테슬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로 민간 기업 최초로 민간 승무원을 우주 궤도에 보냈다. 지구를 초고속 위성 인터넷으로 독점하는 스타링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젠 뇌에 전자칩을 심는 뉴럴링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가 21세기의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라면 과학자 폰 노이만은 20세기의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다. 노이만은 양자역학에 중요한 정리를 발견한 데 이어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요청으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폭탄을 설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어 최초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컴퓨터 ‘에드박(EDVAC)’을 만들어 ‘현대 컴퓨터의 아버지’가 됐고, 인공지능(AI)의 개념도 탄생시켰다. 자기복제 기계의 잠재력을 예언하기도 했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시절, 아이슈타인과 괴델을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두뇌’라고 불릴 정도였다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머스크와 노이만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보단 늘 혼자였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던 머스크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탓에 또래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 과학책이나 SF(Science Fiction) 소설에 하루 9시간 내내 몰두하는 게 일상이었다.

노이만 역시 책에 둘러싸인 채 지냈다. 그의 아버지는 노이만을 위해 도서관에 있는 책을 통째로 사오곤 했다. 반면 인간관계엔 미숙했다. 외부 활동도 극도로 싫어했는데 그는 운동을 특히 혐오했다. 스키를 타러 가자는 두 번째 부인의 제안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혼하자”고 말할 정도였다.

두 사람의 이러한 외골수 기질은 오히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깊은 사고력의 원동력이 됐다.

머스크는 로버트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보며 인공지능을 인간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통제하는 데 관심을 가졌고, 아이삭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읽으며 인류가 우주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꿈을 키웠다.

노이만도 혼자만의 사고에 빠져 사는 탓에 ‘중증의 사고 중독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과학자 에드워드 텔러는 노이만을 “오직 생각하는 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인 사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최근 번역 출간된 월터 아이작슨의 ‘일론 머스크’와 아난요 바타차리야의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은 이러한 두 인물의 독특한 기질과 그에 따른 삶의 궤적을 살펴본다.

[21세기북스 제공]

두 작가 모두 저널리스트로서 이들을 장기간 취재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를 2년 넘게 따라다니며 주변 사람들 130여 명을 밀착 취재했고, 바타차리야는 노이만의 삶과 업적을 취재하다 한계를 느낀 나머지 직장을 아예 그만두고 3년 간 취재와 연구에 매달렸다.

다만 책의 초점은 다소 다르다. ‘일론 머스크’는 그가 이룩한 성취 뿐만 아니라 그의 내밀한 개인사도 거침없이 다룬다. 그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당한 정서적 학대나 뉴럴링크 임원 질리스에게 정자를 기증해 쌍둥이를 낳은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머스크가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낳았던 다수 여성들과의 애증의 러브스토리나 머스크의 내적 정신 불안까지도 상세하게 기술한다.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반면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은 노이만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20세기의 문명사를 함께 다룬다. 노이만의 시대는 현대 기술과학이 가장 급속도로 발달했던 시기다. 20세기 초반의 수학과 물리학의 비약적인 발견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이뤄낸 과학적 성취 등은 여전히 수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타차리야는 과학 전문 작가답게 양자역학이나 수학의 증명 과정 등 복잡한 과학 지식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바타차리야는 노이만 뿐만 아니라 널리 알려지지 않은 그의 두 번째 부인인 클라라 댄의 삶에도 주목한다. 클라라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평범한 여성이었지만, 노이만을 만난 이후 뒤바뀐 삶을 살았다. 클라라는 노이만의 추천으로 맨해튼 프로젝트 기지인 로스앨러모스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했다. 그는 사실상 인류 역사상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핵폭탄 안에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중성자의 궤적을 계산하는 몬테카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일론 머스크/월터 아이작슨 지음·안진환 옮김/21세기북스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아난요 바타차리야 지음·박병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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