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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 지각인데 층마다 서는 엘베에 울화통”…뒤죽박죽 엘베 대수 왜? [부동산360]
엘베 개수에 희비 갈리는 입주민
고층아파트 2라인 1대, 대기시간에 입주민 ‘불만’
다만 비용 우려도…하이엔드는 가구당 1대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가 많아지고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로 지으려는 정비사업지들이 늘어나면서 ‘엘리베이터 대수’가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전·월세 매물을 찾을 때 중요한 결정요소가 됐다. 고층 아파트시장에서는 하이엔드(초고급) 여부를 구분 짓는 요소 중 하나로 라인별 엘리베이터 대수를 포함시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를 매수할 때 라인별 엘리베이터 대수를 꼼꼼히 살피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고익선’이라는 말이 흔히 사용될 정도로 고층·초고층으로 아파트를 짓는 추세인 만큼 엘리베이터 대수에 따라 대기시간, 배달 소요시간 등 거주자가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주거 불편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39층짜리 아파트 2라인 엘리베이터 2대인 곳에 거주 중인 A씨는 “이사를 가려고 알아보는 곳이 30층대 2라인 1대”라며 “이사라도 하는 날에는 엘리베이터 이용 때문에 주민이 난리가 날 것 같다. 출퇴근·등하교 시간에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사는 곳보다 1대인 아파트가 엘리베이터 속도는 더 빠르다고 하지만 살다가 속 터질 것 같아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30층대 2라인 1대인 아파트 거주 경험이 있는 B씨도 “30층 넘는데 2라인에 엘리베이터 1대인 아파트가 생각보다 엄청 많다”며 “이런 곳에 살면 지각 당첨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보면 험한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기시간으로 인한 불편함으로 엘리베이터 대수를 ‘2라인 2대’ ‘3라인 2대’ ‘4라인 3대’ 등으로 갖춘 고층 아파트의 선호도도 커지는 양상이다. 일례로 최근 2~3년 새 입주한 신축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선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일부 동이 2라인 2대를 갖추고 있다. 또한 다음달 입주를 앞둔 ‘브라이튼 여의도’는 5라인 5대가 운영되는 등 가구당 1대꼴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대수는 아파트 전체 층수가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며 “고층 하이엔드 아파트들의 경우 고층 거주자들을 위해 설계할 때 여유 있는 엘리베이터 대수를 필수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인별 엘리베이터 대수가 많은 것에 대해 단점도 있다는 시각이 있다. 유지·보수비용, 전기료 등으로 입주민 관리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가 1대인 30층 아파트 거주자 C씨는 “고속 엘리베이터라 속도도 빠르고 택배 배송하는 분과 같이 탈 때 빼곤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며 “엘리베이터야 많으면 많을수록 편한 건 사실이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재건축하는 경우는 공사비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 등의 영향으로 엘리베이터 의무 설치 대수가 늘어나는 기준인 ‘30층’이 아닌 29층으로 아파트를 설계하는 경우도 다수다. 지난 2018년 개정된 건축법 제64조에 따르면 고층 건축물에는 승강기 중 1대 이상을 피난용 승강기로 설치해야 한다. 건축법에서 정의하는 고층 건축물은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120m 이상인 건축물을 말한다. 즉, 법 개정 후 설계된 30층 이상 아파트는 기존에 계획하던 엘리베이터 대수 외에도 피난용으로 1대를 추가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포함하면 기본 2대 이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 엘리베이터 추가 설치로 인한 건축비를 절감하기 위해 피난용 승강기 설치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최대 층수인 29층으로 짓는 사업장들이 존재한다. 2라인 1대인 29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D씨는 “입주민 불편은 둘째 치더라도 한 층 낮춰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설치 안 한 건 안전 문제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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