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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한나, 스승 마이스키와 11년 만에 앙상블
23~24일 ‘예술의전당’서 협연
지휘자·연주자로 한무대 올라
지휘자 장한나(왼쪽)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있다. [뉴시스]

“Do you know Korea heart(한국식 하트를 아세요)?”

제자 장한나의 물음에 75세의 스승 미샤 마이스키는 이내 손가락 하트를 만들었다. 스승과 제자가 다시 만났다. 한국에선 무려 11년 만의 협연이다.

제자와의 공연을 위해 한국에 온 미샤 마이스키는 기자들을 만나 “이번 공연은 나의 유일무이한 제자인 장한나와 함께 하기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미샤 마이스키와 장한나는 지난 17일 전주를 시작으로 오는 23~24일 서울(예술의전당)까지 4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이번 공연은 2012년 성남문화재단 앱솔루트 클래식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만남이다.

장한나와 미샤 마이스키의 인연은 1992년 시작됐다. 당시 아홉 살이었던 장한나의 첼로 연주 영상을 처음 보고 장한나를 자신의 마스터클래스에 초대한 것이 사제 관계로 이어진 계기였다.

마이스키는 당시를 떠올리며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장한나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받았던 압도적인 인상이 아직 생생하다”며 “환생이라는 말을 믿게 됐다. 작은 소녀에게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함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한국의 ‘첼로 신동’이었던 장한나에게도 마이스키와의 첫 만남, 그의 제자로 인연을 맺은 긴 시간은 여전히 생생한 기억이다. 장한나는 “그 땐 너무 어려워 미샤 선생님에게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입도 뻥긋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며 “나이를 먹은 것은 억울하지만, 이젠 선생님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편한 관계가 됐다”며 웃었다.

마이스키는 유일한 제자이자 유난히 아낀 음악가이기에 2007년 이후 첼로를 잡지 않는 장한나의 행보를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그는 “훌륭한 지휘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며 “지휘자로 활동하기 위해 첼리스트의 커리어를 희생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완벽한 지휘에 집중하고자 하는 장한나의 그 마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휘자 장한나는 직관력과 지성, 에너지 등 다양한 자질을 갖췄다”며 “관객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면서 마음마저 울릴 수 있는 보기 드문 훌륭한 지휘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지휘 활동으로도 매우 바쁘지만, 가능하다면 잠시 첼리스트로 돌아와 함께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를 연주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주회에선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함께 23일에는 베토벤 교향곡 5번, 24일에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을 선곡했다. 장한나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콩쿠르에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며 우승했다.

마이스키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매우 인기 있는 곡이지만, 연주자 입장에서 도전이 되는 곡”이라며 “원곡의 정신과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 음악의 예술성을 최대한의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주하고 무대에서 언제나 뜨거운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스승과 제자가 판박이다. 마이스키는 “음악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수백~수천 명에게 무대 위에서 전달한다는 것은 매우 큰 영광이자 중대한 임무”라며 “음악가로서 자신이 가진 것을 관객에게 최대한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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