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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軍 유탄 탓” 러 소행이라던 미사일 공격참사 알고보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 지역 최전방에서 여단 지휘관들과 회의하고 있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은 우크라이나가 올 6월 반격에 나선 이후 전사자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가 10여일 전 수십명 사상자가 생긴 동부 공습을 놓고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잘못 내지 기계의 오작동에 따른 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티안티니우카 도심에 있는 시장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은 어린이 등 최소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우크라이나 동부 산업도시로, 이번 전쟁의 최고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20여km 거리에 있다.

이번 일은 때마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았을 때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일 텔레그램에서 "공격받은 곳은 평범한 시장과 가게, 약국이었다"며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 다수가 다쳤다"고 했다. 이어 "사악한 러시아를 최대한 빨리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NYT는 미사일 파편과 인공위성 사진, 목격자 진술,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 여러 증거를 자체적으로 분석해보니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미사일 실패가 이번 일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는 보안 카메라 영상을 보면 미사일이 날아올 때 거리에 있는 보행자 4명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들이 보는 쪽은 전선 방면이 아닌 북서쪽, 우크라이나 영토 방향이다. 미사일이 떨어지기 직전 주차된 차량에 비친 모습도 북서쪽에서 비행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과 탄착지점 인근의 금속 파편이 널려있는 방향, 탄두에 패인 구멍 모양 등을 살펴봐도 미사일이 북서쪽에서 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공습이 있기 몇분 전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서 북서쪽으로 약 10마일 떨어진 마을 외곽의 한 들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선을 향해 지대공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S-300 방공시스템 미사일로 (러시아군)지상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S-300에 장착된 탄두는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서 폭발한 탄두와 다르다"고 했다.

NYT는 "이번 재앙적 공습은 부크 시스템에서 잘못 발사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에 따른 결과였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며 "전자 오작동이나 유도핀 손상 등으로 미사일이 경로를 이탈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보안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국내 법률에 따라 더 이상의 언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NYT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는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졌는데, 당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의 오발설에 무게가 실린 적이 있다.

당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한가지 논리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 전쟁은 러시아가 시작했고, 러시아가 진행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유럽 동부 지역을 예측 불허의 전장으로 만들었다"며 "미사일과 관련한 어떤 사건에도 다른 설명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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