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공단 사옥 15곳 중 7곳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권고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며 ESG 책임투자,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정작 국민연금은 ESG 운영에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보다 책임 있는 경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 사옥 42곳 중(본부 3개소+지방 39개소) 26%에 해당하는 11곳에만 재생에너지 설비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사용하는 사옥 11곳 중 10곳은 지열을, 다른 1곳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설비용량은 5701kW이다.
정부 부처 등 공공기관은 산업부 소관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건축 연면적이 3000㎡ 이상인 공공기관 사옥에 대해 5년마다 에너지 효율 진단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연면적 요건(3000㎡)에 따라 에너지 효율 진단을 실시한 국민연금 사옥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15곳인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 중 7곳이 신재생에너지 설치 권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제출한 사옥별 에너지진단 용역 결과보고서(2019~2023년)를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 설치 권고를 받은 곳들은 설비 설치가 적합한 곳들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저감할 필요성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국내주식 직접운용을 비롯하여 국내채권 직접운용, 국내‧외 주식 및 채권 위탁운용에 ESG 통합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실제로 국민연금 ESG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5년간 국내외 주식 및 채권에서 금액으로는 약 385조, 비율로는 45%p이상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이 앞에서는 ‘탈석탄’을 외치면서 정작 뒤에서는 경제성을 이유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소극적인 이중적 태도를 보이며, 책임투자를 활성화하겠다고 표방하고 있는 점은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영주 의원은 “운용자산 1000조원을 바라보는 국민연금이 ESG 책임투자 구호를 외치면서도 재생에너지 설비를 도입한 곳이 26%에 불과해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다”며 “기금 투자 관점에서만 ESG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덧붙여 “골드만삭스, JP 모간 등 해외의 주요 운용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 사업장의 모든 에너지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등 탄소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사례들을 밴치마킹하여 국민연금을 운영한다면 한국의 자본시장과 기업도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에 동참할 것”이라고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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