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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2차전지株, 4분기 완만한 반등”
애널리스트 6명 조정세 한 목소리
개인투심 약화, 기관·외인 눈돌려
배터리셀 3사 추가상승 여력 전망

증시를 달궜던 2차전지주(株)를 향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냉각하고 있다. ‘황제주’ 지위를 반납한 에코프로의 약세는 2차전지주가 맞닥뜨린 ‘조정장세’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가 수급 감소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탓에 한동안 조정 국면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데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4분기 정도로 예상되는 반등세의 시작 지점과 강도는 배터리셀·소재주, 종목별로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인 투심 약화...기관·외국인까지 2차전지서 눈 돌려=15일 헤럴드경제는 6개 증권사 소속 2차전지 부문 연구원 6명을 대상으로 2차전지 섹터 주요 종목 주가의 현 위치와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다.

2차전지주 하락세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설명한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던 만큼 주가 조정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종목을 중심으로 ‘버블(거품)’이 꺼지는 주가 현실화 과정”이라 했고,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2차전지주 주가가 내년까지 이어질 ‘박스권’ 흐름의 하단에 근접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의 수급을 양극재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주요주 주가 급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정원석 연구원은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강화된 것보다는 수급이 쏠리면서 밸류에이션이 높게 책정된 상황이었다”며 “최근 한달 내 발생한 주가 하락세는 투심 약화로 수급 상황이 깨지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탓”이라고 말했다.

정재헌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에코프로 등) 대표 2차전지 종목에 대한 개인 수급이 순매도로 돌아선 상황 속에 기관·외국인 투자자마저 2차전지 외 반도체·바이오 등 다른 섹터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리튬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2차전지 관련주의 2·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투심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광물 가격 하락 탓에 배터리 판매가가 하락하면서 2차전지 소재주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정재헌 연구원은 “최근 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추세”라며 “성장주의 특성상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낮아질 경우 기대감의 소멸로 주가가 다른 종목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소재주 추가 조정 가능성...배터리셀 3사 추가 상승 여력=2차전지주 주가의 향후 향방은 종목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선 에코프로·포스코 그룹주 등 대표 소재주의 경우 현재 주가 수준에서도 ‘조정’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용욱 연구원은 “2030년에 발생할 매출·이익 등을 끌어다 도출한 밸류에이션도 현재 주가 수준을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원석 연구원도 “다른 2차전지 종목들에 비해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소재주가)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다만, 이용욱 연구원은 “연말까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대표 양극재 기업의 추가 수주 소식이 전해진다면 주가 역시 충분히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고, 정원석 연구원은 “주가 하락이 급격했단 점에서 단기 주가 반등의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배터리셀 3사의 주가 전망에 대한 평가는 소재주와 다소 달랐다. 정재헌 연구원은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으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현상이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제조 원가 역시 함께 떨어지는 만큼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6개월 내 단기간 주가 전망은 배터리셀이 양극재 등 소재주에 비해 낫다”고 강조했다. 이용욱 연구원도 “배터리셀 주가 흐름은 미국 등에서 가동 중인 조인트벤처(JV)의 생산능력(CAPA) 증설, 실적 등 눈에 보이는 모멘텀에 따라 소재주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IRA 모멘텀 약화에 中 LFP배터리 공세까지=전문가들은 중국 관련 이슈가 2차전지주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주가 상승 모멘텀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정원석 연구원은 “한국은 분명 IRA 최대 수혜국이지만, IRA 시행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발도 붙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1년 전과 현재 상황은 큰 차이가 있다”며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IRA 수혜 부분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재헌 연구원도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미국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 상승세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 기업이 강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 대신 중국 기업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브랜드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 2차전지주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정원석·정재헌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한국이 중국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이용욱 연구원은 “NCM 배터리의 성능을 LFP 배터리가 빠르게 따라 잡는 가운데, 유럽 시장 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중국 업체가 대체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봤다.

반면,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과 주민우 연구원은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 제조 기술은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고·중·저가로 다변화한 배터리 수요에 맞춰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방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보다 올해 4분기 이후 환경이 2차전지주엔 우호적일 것이라고 봤다. 주민우 연구원은 “리튬 가격이 4분기부터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극재·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내년 수요 증가폭이 올해보다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5년엔 금리 하락과 저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수요 부진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강동진 연구원은 “배터리셀 종목 중에선 삼성SDI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을 밑돌고, LG에너지솔루션도 중장기 성장성과 비교했을 때 조정이 과하게 들어온 상태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소재주 가운데선 2차전지 밸류체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포스코 그룹의 포스코퓨처엠이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신동윤·권제인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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