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지고 있는 국가채무가 1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재정 압박을 받는 정부가 건전재정을 강화하면서 지출을 줄이고 국채 발행도 줄이고 있지만,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상환 후 남은 국채 잔액이 누적되면서 국가채무도 늘어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 대비 14조5000억원 증가한 109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국고채 15조3000억원을 포함한 국채 전체 발행액이 14조8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에 8월엔 11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전년말 대비로는 국고채 잔액이 66조2000억원, 외평채 잔액이 2000억원 각각 늘어난 반면, 주택채 잔액은 1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채무는 전년말 대비 64조4000억원 순증했다.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예상한 국가채무 규모는 1101조7000억원으로, 7월에 이미 1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중앙정부 채무는 (국가채무인) 국고채의 월별 발행·상환 계획에 따라 등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건전재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세수 부족으로 나라살림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월말까지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감소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40조7000억원 감소한 35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부동산거래 감소에 따른 소득세 감소분(12.7조원),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분(17조원)의 영향이 컸다.

총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59조1000억원 감소한 391조2000억원이다. 총지출 중 예산은 코로나 위기대응 사업 축소 등으로 13조2000억원이, 기금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35조3000억원이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7조9000억원 적자를,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30조원을 빼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6월에 83조원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정부 예상치인 58조2000억원을 이미 넘어서며 2개월 연속 초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올해 세수를 추계해 발표할 예정으로 연말까지 누적 세수 부족 규모는 5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재정적자는 100조원 안팎으로 늘어나고, 중앙정부 기준 국가채무도 11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