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고액 월세 지도’가 바뀌고 있다. 전통부촌으로 불리는 강남3구 아파트 월세 가격이 주춤한 반면 고가 신축 주택이 많은 용산, 성동에서 고액 월세 계약이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서울에서 월세 700만원 이상 계약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용산으로 78건에 달했다. 뒤를 이어 강남(58건), 서초(56건), 성동(53건), 송파(4건) 순이었다.

용산의 고가 월세 계약은 비율에서도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이 지역들의 전체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용산구는 151건, 강남구 363건, 서초구 187건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용산구는 700만원 이상 월세 거래 비중이 51.6%를, 강남구는 15.9%, 서초구는 29.9%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 아파트로는 월세 700만원 이상 계약을 32건이나 진행한 트리마제가 1위였다. 그뒤를 이어 아크로서울포레스트(18건), 반포자이(17건)순이다.

올해 최고 월세와 역대 최고 월세를 기록한 단지도 강북권에 있다. 지난 7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는 보증금 20억원에 월세 4500만원에 계약했다.

반면 월세 300만원 이상 계약이 많은 지역을 분석했을 때는 순위가 크게 바뀐다.

전통 부촌인 강남(1114건), 서초(692건), 송파(382건)순으로 300만원 이상 계약이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용산(329건), 성동(262건)으로 나타났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300만원대 월세는 강남 고액 전세를 감당할 목돈은 없지만 학군을 염두에 둔 부모들이 많은 반면 용산 등은 외국 기업 CEO 들에게 회사에서 빌려주는 경우가 많아 700만원이 넘는 고액 월세가 감당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용산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초고액 월세 세입자는 보유세 부담이 없고, 비용처리를 하려는 사업가들도 많다”면서 “최근에는 자신의 집을 자주 공개하는 젊은 유튜버들도 고액월세의 집들을 많이 알아본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