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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 다시 꿈틀?…금리 동결 기대 흔들진 못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폭 상승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마트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중시하는 근원CPI는 둔화세를 지속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6%)를 소폭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7월 상승률(0.2%)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국제 유가가 전달보다 10.6% 오르면서 물가를 자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한 주유소 모습 [AP]

WSJ은 “(유가 상승은)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데 잠재적인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올라 최근 2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시장 전망치 0.2%를 약간 웃돌았다. 근원CPI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시하는 물가지표다.

WSJ은 최근 3개월 간 근원CPI의 연환산 상승률은 2.4%로, 직전 3개월 간 5%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좋은 CPI결과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연준 전망을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트 모델포트폴리오 대표는 “무난한 이번 CPI는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추세를 보고 싶어하면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유가가 얼마나 높은지 또 최근 경제지표가 얼마나 강력한지 고려할 때 이번 CPI가 추정치와 대부분 일치했다는 것은 작은 승리”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을 더욱 굳혔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7%로 전날 92%보다 높아졌다. 11월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도 소폭 상승했다.

다만 4.3%라는 근원CPI는 여전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와 거리가 먼데다, 무엇보다 전달 대비 상승률이 확대된 것은 연준의 고민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유가는 근원CPI에서 제외되지만 결국 유가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 항공요금과 대중교통 가격이 각각 4.9%, 3.9% 상승하면서 근원CPI를 끌어올렸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게 되면 미 소비자들의 생활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 물가가 심상치 않은 것도 부담이다. 블룸버그는 서비스 가격이 7월보다 0.4% 올라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으며 1년 전에 비하면 4% 올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항공업계와 의료업계가 임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자극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이크리퀀시이코노믹스의 루벨라 파루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2%란 목표를 향한 추가 개선 증거를 보기 전까진 승리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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