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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도 사회적 책임 중요...비금융사 M&A 고려”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은행장 거치지않은 첫 내부출신 지주 회장
“이자장사 아닌 비금융 영역 확대”
“계열사 사장 선임 이사들과 협의”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신관에서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KB금융그룹이 기업 재무적 가치에서 1등 금융그룹만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서도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후보자는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차기 회장으로서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는 “신용리스크에 따른 기업 연체율 관리,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적인 문제 등을 중점 관리할 것”이라며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금융이 조화롭게 나아가야 하는 사회적책임 부분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 ‘이자장사’말고 비금융사 인수로 지속가능 기업가치 높일 것= 양 후보는 우선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 비금융사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자장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과 금융당국이 잠시 연기한 금산분리 완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양 후보는 “(KB금융은) 이미 (금융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고, M&A 자체가 목적은 아닌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를 검토해 M&A 대상에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비금융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무엇보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는 증권대행 업무를 하는 17명 중 10명이 상장 정보를 이용해 공시 전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불공정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적발됐다. 리딩금융의 입지를 지키면서 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세세하게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이에 대해 “금융기관이 신뢰로 먹고사는 곳인데,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내부적이고 자발적인 통제 시스템”이라며 “그 과정에서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시스템 내에서 준수될 수 있도록 디지털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조직개편 및 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 후보는 “계열사 사장 등 선임 절차에 대해 이사들과 충분히 협의하겠다”며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 리더십 측면을 (고려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능력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원 출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그래도 나름의 자긍심”이라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은행장 거치지 않은 지주 회장...은행·비은행 균형, 비이자이익 강화 등 새 비전과 맞아= 자산 700조원의 국내 최대 금융그룹 회장 최종 후보 1인에 오른 그가 차기 회장직에 오르면,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지주 회장이란 기록을 세운다. 이에 대해 양 후보는 “은행에서만 20년을 근무했다”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1989년 당시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 입사 후 줄곧 재무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이후 2014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부장과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인수를 주도하고, 대표까지 맡아 KB손해보험을 출범 4년 만에 손보업계 ‘빅4’ 반열에 올려놓으며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보다는 비은행, 이자이익보다는 비이자이익 확대라는 금융그룹의 미래 과제에 가장 걸맞는 인물로 꼽힌 이유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또한 “양 후보자는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고, 디지털·글로벌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은행 뿐아니라 증권·보험·카드·DT 고루 볼 수 있는 ‘포스트 윤종규’= 양 후보는 윤종규 회장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며 KB금융의 미래 전략을 함께 나눴다. 윤 회장이 KB금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시절, 양 후보는 지주사 경영관리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KB손보를 만든 LIG손해보험 인수에 나선 것도 윤 회장 재임 때다.

‘윤 회장과 양 후보는 비슷한 면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도 이 때문이다. 양 후보는 지난해엔 지난해 KB스타뱅킹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000만 돌파 등 디지털·IT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양 후보는 이날 출근 길에서 “KB스타뱅킹이라는 은행의 대표적인 앱과 전국 최고의 서비스망, 대면채널과 비대면 채널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추위는 양 후보가 이 같은 경험으로,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계열사를 통합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양 후보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이사회에 추천될 전망이다. 이어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홍승희·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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