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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초유 제조업 생산능력 2년 연속 뒷걸음질 가시화 [홍태화의 경제 핫&딥]
KOSIS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전년동월비 증감률
하반기에도 감소세 지속…제조업 성장동력 한계
제조업·中 편중…독일과 같은 형태 위기 우려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올해 들어 단 한번도 양전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년 지표가 감소세가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 2년 연속 뒷걸음질은 통계가 작성된 1972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던 일이다.

경제 성장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조업 생산은 우리나라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경기가 침체하고, 또 구조적으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위기를 맞은 독일과 일부 비슷한 형태의 위기가 올 수 있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전년동월비 증감률에 따르면 7월 생산능력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1월(-2.1%)부터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감소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생산능력은 사업체가 보유한 설비, 노동력의 효율과 사업체의 작업환경에서의 최대 생산 수준을 말한다. 즉, 생산 감소와 재고 증가는 경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될 수 있으나, 생산능력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 구조적 성장 정체의 징후로 볼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해 생산능력 감소를 겪었다. 생산능력(원지수)는 지난해 105.3을 기록하며 0.7% 줄었다. 지난 2018년 첫 추락 이후 4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에도 감소하면 2년 연속 감소를 나타내게 된다. 1972년 이후 50년 가량이 지나는 동안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경제가 그 ‘동력의 한계’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경제 침체로 제조업의 미래가 불투명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입액은 2165억1000만달러(약 289조원)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대비해 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24.2%)으로부터 수입이 급감했다.

최근 독일의 경제 위기 형태와 일부 양상이 비슷하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에 머물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경제상황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워 독일이 다시 ‘유럽의병자(sick man of Europe)’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높은 제조업·중국 의존도가 영향을 미쳤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독일 경제 총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8%다.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 독일 수출 가운데 중국향 비중도 지난해 기준 6.8%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한국 제조업 비중은 27.9%다. 중국 의존 성향도 더 짙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액(7398억달러)과 총수출액(3575억달러)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20.9%, 19.6%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최근 독일경제 부진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도 제조업 비중과 중국 의존도가 높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가 크다는 점에서 최근 독일경제 상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과 독일 모두 과거 중국경제의 부상에 힘입어 제조업 위주 산업구조를유지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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