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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론] 소액주주 권리찾기 : 주주환원

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

우리나라에는 흔히 ‘오너’라고 하는 지배주주 이외에 약 1400만명의 소액주주가 있다.

소액주주들이 투자하는 주식회사는 자본주의 발전의 근간이 되는 발명품이다. 회사는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 기업이 성장하면 그 이익을 나누는 것이 주식회사의 본질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이 경영을 잘해 이익을 얻게 되면 주식 수에 비례하는 이익을 분배받아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선순환이 이어지면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모두 잘살게 된다.

반면 기업이 투자받은 돈을 잘못 운영해 손실이 발생하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하락으로 손실을 보게 되고, 만약 기업이 파산이라도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소중한 주식은 휴짓조각이 된다.

그렇다면 기업이 돈을 벌면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정당할까?

투자자들이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손실 발생 시 위험을 떠안고 이익이 발생하면 분배받는 것이 주식회사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볼 때 기업에 이익이 발생했다면 투자자와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에 이익이 생겨도 소액주주들에게 환원하지 않고 기업에 쌓아두거나 지배주주가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고 자의적으로 활용하기도 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주가가 저평가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잉여금을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은 소액주주의 입장에서도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므로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쌓아둔 돈을 기업의 위험을 같이 떠안아준 소액주주들에게 분배하지 않고 지배주주가 경영권 승계에 활용하고, 관련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빼돌린다거나 기업 성장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관심 기업에 투자 등에 활용한다면 위험만 감수하고 이익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는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대표적이고, 이를 통상 ‘주주환원’이라고 한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누면 주주환원율이 산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주환원율은 17~25%에 불과한데 미국은 98%, 대만 70%, 일본 60%, 동남아의 경우 50% 이상이고, 중국도 30%를 넘는다.

우리 기업의 이러한 소극적인 주주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수의 ‘오너’가 경영을 지배하며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한다면 투자자들이 기업을 신뢰할 수 없다. 기업을 신뢰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떠나고 기업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잘못된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주식 장부가치의 약 3분의 1 수준의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소액주주들도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서 그 첫걸음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이도록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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