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합법 개 번식장에서 동물학대를 벌인다는 제보를 받은 동물권 단체들이 현장을 급습했다. 천 마리 넘는 개들이 머무는 번식장에는 다리가 없거나 건강상태가 열악한 개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 단체는 합법으로 운영되는 개 번식장에서조차 죽어가는 어미 개의 배를 커터칼로 가르는 등 잔인한 동물학대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일 사단법인 위액트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번식장을 찾아 불법행위 고발에 나섰다. 위액트는 이날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제 저녁 늦은 시간, 믿을 수 없는 제보를 받았다”며 “허가를 받은 번식장에서 참혹한 동물 학대와 방치, 그리고 끝없는 위법사항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위액트 측은 배가 절개된 한 강아지의 사진을 공유하며 “죽은 어미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가 하면 죽은 아이들의 사체를 뒷산에 묻으라고 지시하는 카톡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동물권 단체들이 연대해 현장으로 가고 있다. 곧 라이브로 소식 전하겠다”고 적었다.
이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위액트 측은 열악한 번식장 내부를 공개했다. 위액트 측은 방송에서 “너무 많은 아이들이 안쪽에 있다. 피부 상태며 미용 상태며 모두 열악하다”며 “사료를 바닥에 던져 싸움이 나고 서로 물고 뜯다 죽어간다”고 덧붙였다.
위액트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해당 번식장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개는 근육이완제로 살해하고, 사체를 불법적으로 소각하고 매립한다고도 덧붙였다. 사체처리비가 적은 작은 개만 동물병원을 통해 합법적으로 처리한다는 것.
위액트 측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장에 연대 단체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고 저희는 현장 진입을 위해 대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모인 동물권 단체들은 해당 개 번식장의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폐기물법 등 위반 사항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다.
또 “정부의 방관, 관리·감독 부재로 이미 희생되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고통 받고 있는 수백 마리의 생명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현장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